'통화 좀 하자', '끝내자 전화해라', '두고 봐라', '밤에가서불확싸'
A(43)씨는 지난해 10월 소개받은 B씨와 만남을 이어가던 중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그해 12월부터 한 달여 간 문자메시지 607통을 보냈다.
B씨에게 공포심을 안긴 건 문자메시지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B씨의 계좌에 1원씩 입금하면서 입금자명에 '밤에가서불확싸'라고 적는 등 무려 681회에 걸쳐 입금자명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B씨에게 커다란 불안감과 공포심을 안겼다.
삐뚤어진 분노의 화살은 B씨를 소개해준 지인 C씨에게까지 향했다.
A씨는 올해 1월 30일 자정께 서울 한 공터에서 C씨가 B씨를 다른 남자에게 소개했다고 오인해 주먹으로 얼굴을 10차례 넘게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스토킹과 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필로폰 투약 등 마약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스토킹 처벌법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지속해서 위협하며 괴롭히는 등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죄질이 가볍지 않고, 상해 범행도 죄질이 불량하다"며 실형과 함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도 각 40시간씩 이수를 명령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다시 살핀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1년 6개월로 높였다.
재판부는 "각 범행 수법과 내용, 취급한 마약류 양, 스토킹 범행 횟수와 기간,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마약범죄는 엄벌의 필요성이 있고, 스토킹 범행의 피해자가 상당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껴 정신적 피해를 보았음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