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26일 오후 8시쯤 강남의 한 호텔에서 돈스파이크를 체포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4월부터 서울 강남구·광진구 일대 호텔 방을 빌려 여러 명과 함께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한 다른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해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돈스파이크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1천회분)을 압수했다. 돈스파이크는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돈스파이크는 28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들과 만나 혐의를 인정한다면서 "죄(죗값)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마약 투약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최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또 다른 보도를 통해 돈스파이크가 이미 마약류 전과가 3회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시점이 4월 이후인 탓에 해당 방송에서 정신적 취약성과 고통을 호소한 돈스파이크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추후 심신미약에 따른 감경을 위해 방송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확산 중이다.
그렇다면 정말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돈스파이크가 고백한 내용은 법적으로 감경 사유가 될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가 법조계 취재 결과,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시 돈스파이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잠을 잘 못 잤다", "나는 희한한 사람이고, 나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옛날부터 삶이 꿈 속 같았다", "머릿속에서 4명이 회담을 하면서 산다. 4중 인격이다. 자폐에 가까울 정도다. 저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대인 관계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5~6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지고, 실제와 상상이 기억 속에서 섞이기도 한다" 등 정신적 문제를 강조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인천참사랑병원 최진묵 마약중독 상담실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은 돈스파이크의 증상이 "마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이자 후유증"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일단 심신미약으로 인정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과 진료, 처방 기록 등이 필요하다. 그렇다 해도 동종 전과 3범에 소지한 필로폰 양이 상당해 그 죗값이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서초동 소재 법률사무소의 A 변호사는 "방송에 나와 '내가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발언한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감경 사유가 되기 어렵다. 정신과 처방, 진료 기록 등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원래 1~2회 정도 마약 투약에 초범이면 집행유예가 나오기도 한다. 마약은 유통과 유포가 더 형이 높다. 하지만 동종 전과 3범이라면 무조건 실형이고, 감경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히 돈스파이크의 경우 필로폰 투약 1천회 분량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포' 부분에 있어서도 높은 형량이 구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감경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돈스파이크의 혐의점을 찾아낸 것처럼 1천회분 필로폰 판매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가능하다.
연예계 각종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온 B 변호사는 "마약 혐의 자체가 요즘 감경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최근 텔레그램을 통한 '던지기'(마약 판매자와 구매자가 장소를 지정해 마약을 놓아두는 수법)가 성행하고 있는데 그렇게 많이 유통해봤자 한 번에 10회 분 정도"라며 "돈스파이크가 필로폰 1천회 분량을 공급한 마약 상선(마약을 공급하는 가장 윗선) 정보를 경찰에 넘긴다면 감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출연 발언에 대해서는 "저 증상은 각성제인 필로폰 증상이라기보다 LSD의 환각과 망상 증상에 가깝다. 필로폰은 정신적인 집중력을 높이면서 오히려 냉정해지거나 냉담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보통 마약을 하면 한 종류만 하지 않기 때문에 감경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약물을 복합적으로 투약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남기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