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를 한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김동빈 부장판사)는 28일 강도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한 피해자 장동익·최인철씨와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장씨에게 19억 5천만원, 최씨에게 18억원, 두 사람의 가족 14명에게 1인당 4천만원~6억 5천만원 등 모두 72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부산 낙동강변에서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장씨와 최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장씨와 최씨는 검찰 수사 당시 '경찰에게 고문당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1년 만인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다. 이들의 가족도 사건 관련 증언을 했다가 위증죄나 위증교사죄로 기소돼 옥살이를 했다.
이들은 2017년 부산고법에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찰청은 "당시 적법 절차와 인권 중심 수사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로 인해 큰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