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는 예년에 비해 즉시전력감이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그래서 '얼리 엔트리'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대학 4년을 다 채우지 않고 조기 진출을 선언한 선수는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10명이나 됐다.
'얼리 엔트리'의 열풍이 거셌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창원 LG가 전체 1순위로 연세대 3학년 가드 양준석을, 수원 KT는 전체 2순위로 고려대 3학년 센터 이두원을 각각 지명했다.
양준석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올해 대학농구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2대2 공격 전개 능력과 미드레인지 점퍼 능력 등 득점력이 좋고 잠재력이 우수해 부상을 당했음에도 올해 참가자 중 뽑을 만한 가치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주저없이 빅맨 이두원을 선택했다. 양준석과 이두원은 4학년 선수들을 제치고 올해 드래프트에서 1·2순위 후보로 거론된 유망주로 KT는 2명 중 남은 선수를 뽑겠다는 계획이었다.
KT에는 하윤기, 김동량, 김민욱 등 토종 빅맨들이 많은 팀이지만 남은 선수 중 최고의 재능을 선발하는 신인드래프트의 중요한 원칙에 따라 지명권을 행사했다.
원주 DB가 3순위로 중앙대 박인웅을, 전주 KCC가 성균관대의 단신 돌격대장 송동훈을 각각 지명한 가운데 1라운드 후반 지명 순서에서도 '얼리 엔트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고려대 3학년 가드 김태완을 선택했다. 김태완은 4순위 지명 후보로도 이름이 거론된 바 있는 선수로 현대모비스는 김태완을 지나치지 않고 곧바로 지명해 가드 선수층을 강화했다.
서울 삼성은 전체 6순위로 연세대 포워드 신동혁을 선택했다. 올해 새로 부임한 은희석 삼성 감독은 연세대 사령탑 출신으로 스타일을 잘 아는 자신의 제자를 지명했다. 최근까지 대학 무대에 있었던 은희석 감독은 현 프로 관계자 중 대학농구 선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스카우트'로 손꼽힌다.
고양 캐롯이 전체 7순위로 단국대 센터 조재우를 지명한 이후 또 한 명의 '얼리 엔트리'의 이름이 불렸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단국대 2학년 가드 염유성을 선택했다. 이어 안양 KGC인삼공사가 전체 9순위로 경희대 3학년 가드 고찬혁을 지명했다.
이처럼 1라운드에서 지명된 선수 10명 중 절반이 조기 진출자로 채워졌다.
한양대의 3학년 포워드 전준우는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현대모비스의 지명을 받았고 경희대 3학년 포워드 인승찬 역시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원주 DB 유니폼을 입게 됐다.
조기 진출에 도전한 참가자 10명 가운데 총 7명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신인드래프트는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와 아시아 쿼터의 영향 등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지명권 행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드래프트가 모두 끝난 결과 42명의 참가자 중 25명(지명률 59.5%)이 KBL 유니폼을 입게 됐다. 5개 구단이 선수 3명을 지명했고 나머지 5개 구단은 각각 선수를 2명씩 선발했다.
올해는 농구계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비교적 많은 선수가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는 평가다. 역대 1군 평균 지명률 56.9%을 뛰어넘었다.
2라운드 지명권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3라운드에서 선수를 지명하는 구단은 올해도 나왔다.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2라운드 전체 13순위를, 수원 KT가 2라운드 전체 19순위를 각각 포기한다고 발표됐을 때 부모와 후배, 지인들로 채워진 체육관 안에서는 아쉬움이 섞인 탄식이 터져나왔다.
3라운드 들어 분위기가 잠시 밝아졌다. 첫 5개 구단이 연속으로 지명권을 행사하자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끝내 프로 구단의 호출을 받지 못한 대학 선수들은 마스크를 썼음에도 표정에서 드러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년 벌어지는 신인드래프트 행사장의 안타까운 풍경이다.
◇ 2022 KBL 신인드래프트 결과
▲ 1라운드
1라운드 1순위 / 창원 LG - 연세대 가드 양준석 (180.0cm)
1라운드 2순위 / 수원 KT - 고려대 센터 이두원 (204.4cm)
1라운드 3순위 / 원주 DB - 중앙대 가드 박인웅 (190.0cm)
1라운드 4순위 / 전주 KCC - 성균관대 가드 송동훈 (174.4cm)
1라운드 5순위 / 울산 현대모비스 - 고려대 가드 김태완 (180.3cm)
1라운드 6순위 / 서울 삼성 - 연세대 포워드 신동혁 (191.3cm)
1라운드 7순위 / 고양 캐롯 - 단국대 센터 조재우 (199.3cm)
1라운드 8순위 / 대구 한국가스공사 - 단국대 가드 염유성 (186.5cm)
1라운드 9순위 / 안양 KGC인삼공사 - 경희대 가드 고찬혁 (184cm)
1라운드 10순위 / 서울 SK - 중앙대 가드 문가온 (187.7cm)
▲ 2라운드
2라운드 11순위 / 서울 SK - 건국대 가드 백지웅 (185.6cm)
2라운드 12순위 / 안양 KGC인삼공사 - 동국대 포워드 유진 (194.4cm)
2라운드 13순위 / 대구 한국가스공사 - 미지명
2라운드 14순위 / 고양 캐롯 - 성균관대 포워드 안정욱 (193.3cm)
2라운드 15순위 / 서울 삼성 - 경희대 가드 박민채 (183.1cm)
2라운드 16순위 / 울산 현대모비스 - 한양대 포워드 전준우 (192.7cm)
2라운드 17순위 / 전주 KCC - 고려대 포워드 여준형 (197.4cm)
2라운드 18순위 / 원주 DB - 경희대 포워드 인승찬 (195.9cm)
2라운드 19순위 / 수원 KT - 미지명
2라운드 20순위 / 창원 LG - 동국대 가드 이승훈 (180.9cm)
▲ 3라운드 이후
3라운드 1순위 / 창원 LG - 연세대 포워드 박준형 (194.1cm)
3라운드 2순위 / 수원 KT - 연세대 가드 박선웅 (186.6cm)
3라운드 3순위 / 원주 DB - 한양대 포워드 김형준 (187.3cm)
3라운드 4순위 / 전주 KCC - 동국대 가드 김승협 (172cm)
3라운드 5순위 / 울산 현대모비스 - 한양대 가드 염재성 (176.9cm)
3라운드 6순위 / 서울 삼성 - 미지명
3라운드 7순위 / 고양 캐롯 - 경희대 가드 조승원 (179.5cm)
3라운드 8순위 / 대구 한국가스공사 - 성균관대 가드 안세영 (180.2cm)
3라운드 9순위 / 안양 KGC인삼공사 - 미지명
3라운드 10순위 / 서울 SK - 미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