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아들, 쌍방울 계열사 채용…檢, 특혜 의심

2020~2021년 정직원 근무 급여 수령 알려져
검찰, 쌍방울 뇌물 수억원 수령 혐의 구속영장
이화영 "법인카드 사용 안 했다" 혐의 부인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화영 전 국회의원(現 킨텍스 대표이사)의 아들이 지난해 쌍방울 계열사 중 한 곳에 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아들 이씨가 비정상적인 경로로 특혜 채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 전 의원 뇌물 혐의와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의원의 아들 이모씨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약 1년간 쌍방울그룹 계열사 한 곳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쌍방울그룹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던 중 이 같은 정황을 파악했다. 이 전 의원 아들은 대학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정직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내부에서조차 이씨의 채용을 두고 특혜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수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렇듯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이 전 의원 아들의 채용과 뇌물 혐의 사이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전 의원이 2018년 7월부터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맡아 대북협력사업을 주도한 점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민간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경기도는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대북교류행사를 공동 주최했는데 쌍방울은 당시 경기도의 모자란 예산 수억원을 이른바 '우회 지원'했다. 이 전 의원은 제1차 행사를 앞두고 2차례 방북해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행사 참여를 이끌어냈다.

검찰은 쌍방울이 아태협을 매개로 한 이 전 의원의 남북협력활동을 계기로 북측과 '광물자원 개발' 등에 관한 협약을 맺은 정황도 포착했다. 특히 2019년 5월 쌍방울과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측이 자원 개발을 합의하는 자리에 이 전 의원도 동석했다는 내부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북한 민경련 측과 쌍방울 간 합의가 이뤄진 뒤 쌍방울의 주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쌍방울 주가는 2019년 5월 20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폭등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 2019년 7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 등 그룹 수뇌부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협의 대북교류행사에 참석해 북측 고위급 인사와 접촉했다.

수원지법은 이날 이 전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이 전 의원은 수원지검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전 의원이 쌍방울로부터 받은 금품 약 4억 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의원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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