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측근인 게 이유?"…충북교육청, 석연찮은 대관 불허 '논란'

교육행정 공무원 동아리가 대관을 요청한 세미나실과 갤러리가 위치한 충북교육청 사랑관 건물. 김종현 기자

충청북도교육청이 조직 내 공인된 공무원 학습 동아리 연수에 석연찮은 이유로 시설 대관을 불허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해 지원을 하는 많은 교육행정직 공무원 학습 동아리 가운데, 통일교육행정연구회라는 곳이 있다.

이 연구회는 최근 이른바 '퇴근길 연수'의 일환으로 다음달 17일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강연회와 전시회 개최를 기획하고 도교육청에 세미나실과 갤러리의 사용 승낙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차례 보낸 협조 요청 공문에 외부행사이기 때문에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거듭 듣고 연구회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구회 관계자는 "회원들이 모두 충북교육청 소속 직원들이고, 공식 학습 동아리의 공식 활동인데도 외부행사라는 이유로 공간을 개방하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퇴근길 연수'는 도교육청 직속기관의 하나로 교직원 연수기관인 단재교육연수원이 교직원들로부터 자율기획 연수안을 제출받아 심사를 거쳐 지원을 하는 공식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행정 공무원 동아리가 세미나실과 함께 대관을 요청한 갤러리. 김종현 기자

연구회가 준비한 강연회의 초청 강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연설 비서관을 지낸 신동호 시인이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최측근 참모 가운데 한 명이다.

즉 8년만에 보수 성향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지레 짐작해 공간을 개방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것.

여기에 더해 최근 간부회의 자리에서 학생들의 학교 밖 청소를 지시한 윤건영 교육감과 설전에 가까운 충돌을 빚은 유수남 감사관이 연구회의 특별 회원인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도교육청 본청은 대관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 아니고, 본청 내 부서가 주관하는 행사와 연수, 회의 외에는 대관이 이뤄진 전례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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