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출입 영상기자단(이하 영상기자단)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 비속어 발언'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음을 밝힌다. 아울러 특정 방송사의 영상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이 취재된 과정을 자세히 전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당시 한미 양자 회담이 당일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참여 일정이 잡혔다.
영상기자단은 현지 교통 상황이 좋지 않고, 시간이 촉박한 탓에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회담 취재 대기 중인 팀이 출발하기보단, 앞의 일정을 취재 중이던 '한독 정상회담' 취재팀이 바로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대통령의 비속어가 담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MBC)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문제가 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은 영상 기자가 윤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안보실장 등과 함께 해당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담기게 됐다는 설명이다.
시끄러운 현장이라 처음엔 이런 발언이 있는 것을 취재한 영상기자들도 모르고 있었고, 이후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언 보도 여부에 대해서는 각 언론사가 판단하기로 했다.
또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이전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영상을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서도 "풀 기자단에서는 어떤 영상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다른 일정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당시 대통령실 취재기자들 역시 해당 발언이 민감했고, 엠바고가 풀리지 않은 시점이라 보도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알 수 없는 경로로 국회 기자들과 보좌관들 사이 해당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 공유됐고,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영상이 한국으로 송출돼 풀 기자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보도 이후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반응에는 분명히 유감을 표했다. 엠바고 해제 후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순방 브리핑장에서 기자 질의에 답한 관계자가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것.
영상기자단은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다. 곧바로 이 영상은 풀 기자단이 찍은 영상이라고 재차 확인해 주었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도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더 이상의 왜곡을 멈추길 바란다. 영상기자단의 취재 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며 "이로 인해, 영상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자유,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진행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간 환담을 가졌다. 이후 이동 중에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고, 이 장면이 카메라로 잡혀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뤄진 약식 회견에서 비속어 사용 논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상 등을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음은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의 성명서 전문.
대통령 영상기자단의 정당한 취재에 대한 왜곡을 멈추십시오 |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대통령 비속어 발언'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음을 밝힙니다. 아울러 특정 방송사의 영상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우선, 해당 발언이 취재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밝힙니다. 한미 양자 회담이 당일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참여 일정이 잡혔습니다. 당시 UN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이 이동하는 관계로 교통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촉박했으므로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회담 취재 대기 중인 팀이 출발하기보단, 앞의 일정을 취재 중이던 '한독 정상회담' 취재팀이 바로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통령의 비속어가 담긴 영상을 취재한 방송사 역시 행사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이곳에 가게 될지 모르고 있던 상황입니다. 행사에서 문제가 된 '대통령 비속어 발언'은 영상 기자가 우리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안보실장 등과 함께 퇴장하며 해당 발언을 했기 때문에 담기게 된 것입니다. 시끄러운 현장이라 당시 이런 발언이 있는 것을 취재한 영상기자들도 처음엔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대외협력실에서 해당 영상을 확인해보자고 했기에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을 확인한 대외협력실은 이를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라고 요청했지만, 영상기자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발언을 보도할지 말지는 각사가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엠바고 해제 이전 대통령실 풀단에서는 어떤 영상도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통령실 취재기자들 역시 해당 발언이 민감했고, 아직 대통령실 엠바고가 풀리지 않은 시점이라 보도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어떤 경위로 영상이 돌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회 기자들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해당 영상을 캡처한 화면이 공유되었습니다. 엠바고 해제 2시간 전 이미 해당 영상은 한국으로 송출되었고, 풀단에 속한 방송사 관계자라면 누구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엠바고를 어기고 외부로 영상을 유출한 게 현장 풀 기자단이라고 타깃 삼아 의심하고 비난하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입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다른 일정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할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보도 이후 해당 영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합니다. 엠바고 해제 후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순방 브리핑장에서 백 브리핑 형태로 기자 질의에 대답한 관계자는 "이 영상의 진위부터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정당한 취재 요청으로 간 영상 기자가 취재할 수 있는 위치에서 담은 영상에 무슨 진위를 따진다는 것인지부터가 의문입니다. 곧바로 이 영상은 풀 취재단이 찍은 영상이라고 재차 확인해 주었음에도 이후 브리핑에서도 "짜깁기와 왜곡"이라고 발언해, 해당 영상을 취재한 영상 기자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희 스스로 떳떳하고, 해당 자리에서 계속 풀단이 취재한 영상임을 인지시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더 크게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저희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취재 과정을 문제 삼는 보도와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서 입장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정당한 취재와 보도에 대한 더 이상의 왜곡을 멈추길 바랍니다. 우리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은 문제가 되는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영상취재 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 짜깁기도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힙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취재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 우리 영상기자들은 현재 해당 발언이 가진 문제점과 잇단 대통령실의 해명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국민들의 혼란과 실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는 없고,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합니다. 또한, 이로 인해, 영상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자유, 언론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입니다. 2022. 9. 26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