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의 초강세 현상이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자 일본에 이어 중국도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6일 고시한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378위안(0.54%) 오른 7.0298위안을 기록해 2년여 만에 7위안을 넘어섰다.
역외 환율과 역내 환율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포치(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를 기록한 가운데 고시환율조차 7위안을 돌파하자 인민은행은 외환 선물환에 대해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오는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외환위험준비금은 중국 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이다. 이 경우 외환거래의 비용 부담을 늘리기 때문에 위안화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인민은행은 "외환시장 기대치를 안정시키고 거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2015년 8월 31일 외환위험준비금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그 비율을 20%로 책정했다. 이어 약세 압력이 해소된 2017년 9월 8일 다시 그 비율을 0%로 내렸다.
그러다가 2018년 8월 6일 위안화 약세가 우려되자 또 다시 20%로 올렸으며 2020년 10월 12일 0%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달러 선물 매입 비용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구두 개입이나 당국의 환율 고시를 통한 신호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일에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2%포인트 낮췄다.
이런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이날 역외시장에서 7.1위안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외화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기준환율 결정 시 경기대응 조정 요소 재도입 등의 카드가 조만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도 지난 22일 엔화 가치가 24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24년여 만에 '엔 매입-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일본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단기금리를 -0.1%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미.일간 금리 차이를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