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기대주 정윤성(415위·의정부시청)이 현재 한국 테니스의 간판에 도전장을 내민다.
정윤성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23만7570 달러) 단식 예선 2회전에서 모치즈키 신타로(412위·일본)를 2 대 0(7-5 6-4)으로 눌렀다. 본선 자력 진출을 이뤘다.
생애 첫 ATP 투어 단식 본선행이다. 정윤성은 그동안 ATP 투어보다 한 등급 낮은 ATP 챌린저 대회에 주로 출전했고, 단식 4강과 복식 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정윤성의 본선 1회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1살 많은 25살 권순우(74위·당진시청)다. 권순우는 당초 브랜든 나카시마(69위·미국)와 1회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카시마가 25일 오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정윤성이 대신 나서게 됐다. 27일 맞붙을 전망이다.
커리어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권순우는 현재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다. 지난해 ATP 아스타나오픈 우승을 거둔 권순우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본선 3회전까지 진출한 바 있다. 최근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캐나다의 신성 펠릭스 오제알리이심(당시 13위)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정윤성은 권순우와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 통산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2018년 대구퓨처스 대회 4강에서 2 대 0(6-4 6-4)으로 이겼고, 2016년 중국 퓨처스 대회 4강에서도 2 대 0(6-4 6-2) 승리를 거뒀다. 권순우는 2017년 요코하마챌린저 예선 1회전에서 정윤성에 2 대 0(7-6<9> 7-5)으로 승리한 바 있다.
일단 정윤성은 권순우와 얄궂은 대결에 대해 "어릴 때부터 순우 형과 함께 운동하면서 가까운 사이"라면서 "지금 순우 형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상대 전적에서는 앞서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말에 "확실히 전적에서는 앞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윤성은 강력한 스트로크가 강점으로 수비력이 좋은 권순우와 사뭇 대조를 이룬다. 힘을 앞세운 상대에 고전하는 경우가 적잖은 권순우로서는 정윤성이 까다로운 상대다. 권순우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1회전에서 파워 히터 프랜시스 티아포(미국)에 0 대 2로 진 바 있다.
권순우, 정윤성 외에도 홍성찬(471위), 남지성(544위·이상 세종시청)도 단식에 출전한다. 홍성찬은 우치다 가이치(161위·일본), 남지성은 스티브 존슨(116위·미국)과 1회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2018년 호주오픈)에 진출한 정현도 모처럼 부상에서 벗어나 출전한다. 권순우와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26년 만에 열리는 ATP 투어다.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이루며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캐스퍼 루드(노르웨이)와 세계 8위 카메론 노리(영국), 캐나다의 신성 세계 13위 데니스 샤포발로프 등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