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사거리 600km 탐지…부산항 美항모 겨냥했나?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5일 평북 태천에서 동해를 향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600여km, 고도는 60여km, 속도는 마하 5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이런 특성을 감안해 북한이 쏜 미사일은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분석 중으로 알려졌다.
 
우선 비행거리가 600여km로 탐지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사일을 쏜 평북 태천에서 부산항까지의 거리가 620km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항 작전기지에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들어와 있다.
 
지난 23일 오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와 이지스 구축함 베리함(사진 위)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과 함께 부산항에 입항한 바 있다.
 
한미해군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 등 강습단을 동원해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하루 앞두고 부산항을 타격할 수 있는 비행거리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아무래도 한미연합해상훈련에 반발·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물론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지대함이 아니라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만큼, 부산항에 입항하는 핵 항모를 겨냥한 것으로 보는 것에는 선을 긋고 있다. 
 
발사장소인 평북태천에 우라늄 정련시설과 200㎿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있기 때문에 핵 관련 활동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통상적으로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하기 때문에 발사 장소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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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지대지 미사일로 무기 체계의 성격상 항모 등 해상 표적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부산항을 타격할 사거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증원 군 차단 등 군사적 의도를 명확히 과시한 발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지대함 미사일이 아닌 것은 맞지만, 부산항을 타격할 사거리를 보유하고 있고, 또 KN-23은 개발 단계의 시험발사가 아니라 실전배치된 것이기 때문에 분명한 전술 목표가 있는 발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미사일은 목표 타격 직전에 상하좌우로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풀 업 기동을 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변칙 궤도로 높이 날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로 볼 때 사드 기지가 있는 성주를 지나가지만 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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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 법령 제정을 외부에 공표하면서, 국방력 강화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는 전술 핵 운용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수단의 다양화를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하여 핵 전투태세"를 강화할 것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전술핵의 고도화를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NSC 상임위는 특히 이번 도발이 지난 8일 북한의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 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미국 및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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