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터진 정부·여당의 실책에 내심 환호하며 총공세 모드에 들어갔지만, 경제 위기 등 민생이 힘든 상황에서 대놓고 웃을 수만은 없는 형국이다.
'與 악재' 터졌지만…野, 민생 눈치도 봐야
민주당의 '윤 대통령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 도중 현장에서 '비속어 사용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후 나온 대통령실의 해명도 석연치 않아서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대변인 브리핑, 의원 개인 SNS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교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사과도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외교적 실책은 국감을 앞둔 민주당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 등으로 여론전을 펴고 있었지만, 대통령실을 비롯한 법무부와 검찰 모두 국감 자료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이번 윤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만을 집중적으로 노리겠다는 민주당 의원실도 적지 않았다.
결국 현지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터졌고 민주당은 즉각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대놓고 웃지는 못했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쟁에만 집중하는 모양새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생국감이 '동물'국감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데 대한 부담감도 크다. 당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실수로 우리가 반사 이익은 보겠지만, 정작 우리도 비판 말고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히든카드는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리스크'? 與 "李, 언어품격 논할 수 없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도 과거 막말 논란이 있었다는 점도 민주당이 무작정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웃을 수 만은 없는 이유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첫 입장 표명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격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정치권에서 언어의 품격을 논할 수 없는 단 한 사람을 뽑자면 바로 이재명 대표"라며 "자신의 형과 형수를 향한 인격 말살 수준의 언어를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이 대표께서 다른 사람의 욕설 사용을 비판하는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며 "우리 국민이 가장 굴욕감을 심하게 느끼고 자존감이 훼손됐던 일은 이 대표께서 대한민국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됐던 일"이라고 공세를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