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테니스 간판 한나래(121위·부천시청)-장수정(201위·대구시청)이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인 코리아오픈 복식 4강에 진출했다.
둘은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 코트에서 열린 '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1750 달러)' 복식 8강전에서 옥사나 칼라시니코바(68위·조지아)-나디아 키체노크(105위·우크라이나)를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0(6-1 6-3) 완승을 거뒀다.
전날 1회전까지 2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다. 한나래-장수정은 전날 16강전에서 한신윈(80위·중국)-량언숴(241위·대만)에 2 대 0(6-3 6-3) 승리를 거뒀다.
한나래는 이미 코리아오픈에서 두 차례 복식 우승을 거뒀다. 최지희(NH농협은행)와 2018년과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2회 우승을 합작했다. 2004년 초대 대회에서 조윤정-전미라(이상 은퇴)가 복식 우승을 이뤘지만 2회 우승은 한나래와 최지희가 처음이다.
장수정도 코리아오픈에서 한국 선수의 역사로 남아 있다. 고교생이던 2013년 장수정은 코리아오픈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인 8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코리아오픈의 역사를 쓴 둘은 일단 올해 단식에서는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에서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5년 만의 코리아오픈 복식 출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나래와 장수정은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강한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결승까지 올랐다"면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둘은 지난 8월 국제테니스연맹(ITF) 코서 주얼러 챌린지(총상금 10만 달러) 여자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부담보다는 즐기는 경기를 하려 한다. 한나래는 한국 선수 최초의 코리아오픈 3회 우승 도전에 대해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시합 집중이 잘 안 된다"면서 "수정이와도 이기려고 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잘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장수정도 "외국 대회를 많이 다니는데 한국에서 WTA 투어 대회를 하니 팬들도 응원해주고 시차도 없어 확실히 편하다"고 말했다.
한나래-장수정은 4강전에서 미국의 아시아 무하마드(30위)-사브리나 산타마리아(84위)와 격돌한다. 과연 코리아오픈의 여인들이 또 한번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