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로 병합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작했다. 병합이 결정되면 우크라이나 영토 15%가 러시아로 넘어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에서 러시아가 설치한 정부가 이날 주민투표에 돌입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독립을 인정한 곳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그 결과는 곧바로 발표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결과가 나오면 이들 지역을 공식 병합할 계획이다.
현재 많은 피난민이 발생한 전장에서 주민투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와 헤르손 지역 대부분, 자포리자 지역의 약 80%, 도네츠크의 60%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이 4개 지역에서 전투는 현재 진행형이다.
주민투표 결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임명한 이들 지역 관리들은 투표율과 지지율에 대한 목표를 설정했고, 일부는 이미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름반도를 장악한 뒤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하는 찬성율은 97%였다. 이에 따라 같은해 3월 러시아는 크름반도의 공식 병합을 선언했다.
클리버리 장관은 "다음주부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시도를 '러시아 침공'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의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며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세를 역전해 빠르게 영토를 되찾자, 러시아는 이를 '자국 침공'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하기 위해 사전작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