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점프' 여파…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美연준, 간밤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결정
내년도 고금리 기조 유지 시사…强달러 심화
달러 인덱스 20년 만에 최고 수준…111선 상회
원·달러 환율 1400원선 넘어서…13년 6개월만
코스피 1%대 하락 출발…금융시장 '출렁'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선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 결정 여파로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서 22일 원‧달러 환율이 결국 14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4분 현재 1404.8원을 기록 중이다. 1400원선 돌파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개장 때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8원 상승한 1398.0원에 출발한 뒤 이내 1400원선 위로 올라섰다.
 
간밤 연준은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6월과 7월에 이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었다. 이로써 연 2.25~2.50%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뛰었다. 상단이 우리 기준금리보다 0.75%포인트 높다.
 
기자회견 하는 파월 연준의장. 연합뉴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도 공개됐는데 올해 말 금리 수준은 4.4%, 내년 말은 4.6%로 기존보다 대폭 상향 조정됐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선 각각 3.4%, 3.8%였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도 이와 관련해 "주요 투자은행들은 수정된 점도표와 경제 전망이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운용에 달러 강세는 한층 심화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선마저 넘어서며 약 20년 만에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확전 우려가 번지고 있는 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키는 모양새다.
 
국내 주식시장은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1포인트(1.17%) 하락한 2319.70으로 개장해 오전 9시 36분 현재 2322.39를 기록 중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앞으로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우리뿐 아니라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겠다"며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경제팀은 긴밀한 공조 하에 넓고 긴 시계를 견지하며 현 상황에 대응해가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 상승세에 대해선 "투기 심리가 확대되는 등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폭과 관련한 한은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줄곧 가계부채‧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0.25%포인트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환율 방어 차원에서라도 인상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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