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남지역 축산농가에서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미흡한 안전 조치가 문제로 드러나면서 관계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주말 충남 청양군의 한 돼지농장에서는 작업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농장 분뇨처리 배관 작업에 나섰다 돌아오지 않았고, 현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고 이틀 뒤 이뤄진 현장 조사에서는 유독가스인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사고 당시에는 농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숨진 작업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공주의 한 축산농가에서 지붕 위 강판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졌다. 이 작업자는 지붕재 위에 강판을 덮던 중 7m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양과 부여, 예산, 보령 등지에서도 지붕재를 교체하거나 보수·철거 작업 중, 또 지붕에 비닐을 덮는 과정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6개월 새 충남의 축산농가 지붕에서 작업하다 추락해 숨진 노동자는 5명에 달한다.
특히 상당수의 사고가 작업 중 밟은 지붕재가 파손되면서 작업자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결과 안전모와 안전벨트 착용, 추락 방호망 설치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이 쓰러져 숨진 청양 농장에서도 충분한 환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노동청은 파악하고 있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특히 축산농가의 축사 지붕 주요재질인 채광창(썬 라이트)은 오래되면 쉽게 부식되면서 강도가 약해져, 밟을 경우 추락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 작업 시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축사 지붕 공사는 대부분 단기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사전 예방활동이 어렵고, 공사가 영세하게 진행되며 안전의식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장의 폐수집수조는 분뇨에서 발생한 황화수소로 산소가 결핍되는 위험 장소임에도 농장주 및 노동자가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황보국 대전고용노동청장은 최근 충남 보령시와 부여군, 청양군을 방문해 단체장 간담회를 갖고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지자체가 합동으로 안전한 지붕 공사와 질식재해 예방을 위한 기술지원 서비스를 지원하고 교육·홍보와 모니터링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