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이대호(40)가 또 다시 야구 인생에 남을 한 방을 터뜨렸다.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 마감을 선언한 이대호에게 은퇴를 번복해 달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 원정에서 4 대 5로 뒤진 9회초 1사 만루에서 거짓말처럼 역전 결승 그랜드 슬램을 터뜨렸다. 8 대 5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짜릿한 아치였다.
상대 마무리 강재민의 4구째 포크볼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직감한 이대호는 타구를 완전히 확인한 뒤 배트를 머리 위로 높게 던지는 '빠던'(배트 던지기)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롯데는 이대호의 결승포에 8 대 6으로 이겼다. 59승 71패 4무가 된 롯데는 이날 LG에 1 대 11 대패를 안은 5위 KIA(62승 68패 1무)에 3경기 차로 다가섰다.
물론 롯데는 정규 시즌을 10경기만 남긴 상황. KIA는 13경기, 6위 NC는 16경기가 남았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차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롯데는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 가을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1년 데뷔한 이대호는 불혹을 맞은 올 시즌 뒤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무대까지 22년 프로 경력을 마무리한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타격 4위(3할3푼9리), 안타 3위(170개), 홈런(21개)와 장타율(5할8리) 5위 등이다. 팬들이 은퇴 투어가 진행되는 이대호의 은퇴를 반대하는 이유다.
특히 이날 경기 전 한화는 이대호의 은퇴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선수단 44명의 친필 메시지가 담긴 '롤링 페이퍼'를 이대호에게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이대호는 마지막 대전 시리즈를 드라마로 장식한 것이다. 이대호의 야구 인생에 남을 또 하나의 명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