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의미심장한 언급을 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한 이 장관은 특파원들과 만나 "저는 이번에 다른 방식으로 협상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 피해를 호소하거나 항의하는 것보다 IRA나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이 경제이론적으로, 정책적으로 어떤 문제, 오류가 있는지 솔직히 지적하고 (미국) 정부 내에서 논란이 되도록 할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그동안 규범적 접근을 했다면 정치적·정무적으로 접근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해 뭔가 묘수가 있음을 거듭 시사했다.
이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워싱턴에 머물면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비롯해 상·하원 의원 등을 면담한 뒤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이동한다.
로이터도 이날 "전기차 차별 문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길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면서도 우리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전했다.
로이터는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정부는, IRA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공장을 짓기로 합의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경제 관계를 증진시키겠다고 한 약속에 대한 배신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현대자동차가 2025년까지 조지아 공장을 완공할 때 까지 법을 유예해 달라는 요청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미 법제화됐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상당히 복잡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방법이 있다"는 우리측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앞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해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캐서린 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났다.
한미 양측은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