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동부 추붓주에 위치한 발데스 반도 해변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발데스 반도는 총면적 3625㎢로 서울시의 거의 6배에 달하며 대서양 만에 접해있다.
이 곳은 바다표범(남방코끼리물범)과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중요한 번식지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남방긴수염고래의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마젤란 펭귄 등 다양한 해양 동물의 생태계로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8월 말 발데스 반도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더미에서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이동하는 바다표범의 충격적인 모습이 현지 SNS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언론의 특별탐사보도와 연방정부 및 주 정부 환경부 담당자들의 실사가 이어졌다.
발데스 반도에 위치한 푸에르토 피라미데 바닷가는 현재 80%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오염돼 있다고 세르히오 카신 주 정부 환경차관보가 설명했다.
해변을 꽉 채운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이 대서양에서 오징어와 새우잡이 어선들이 버리고 간 그물과 플라스틱 상자 등의 폐어구이다.
발데스 반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알레한드로 페로씨는 농장 근처 바닷가에서 그물에 걸려 고통받는 해양 동물들을 수도 없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새끼 펭귄 사체를 부검한다면 그 안은 플라스틱으로 가득 할 것이다"라며 "이 문제는 30년 전부터 있었지만 인제야 부각되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사이에서 해양 동물을 보는 것은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SNS 공간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꽉 찬 해변에 서식하는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쓰레기 더미 위를 힘겹게 올라가거나 절규하는 모습이 많아 더욱 애처롭다는 네티즌들의 코멘트가 이어지기도 했다.
유엔의 환경오염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쓰레기의 85%가 플라스틱 폐기물이며 총 1억 99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있는데 이 중 10% 미만이 겨우 재활용되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깨지고 부서지면서 작은 파편이 돼 있어 해양 동물들이 이를 음식과 혼동해 먹고 있어 생명에도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