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프트테니스(정구)가 3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우여곡절 속에 전초전 격인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은 19일 인천시 열우물경기장에서 열린 '2022 NH농협은행 인천코리아컵 국제소프트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금메달 4개를 따냈다. 남녀 단식과 여자 복식, 남자 단체전까지 7개 종목 중 절반 이상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윤형욱(순창군청)이 히로오카 소라(일본)을 타이 브레이크 끝에 4 대 3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윤형욱은 남자 단체전 우승까지 2관왕에 올랐다. 이에 앞서 여자 단식에서는 송지연(문경시청)이 문혜경(NH농협은행)의 부상 기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윤형욱은 "올해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는데 대회가 연기돼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순창군청으로 이적한 첫 해 좋은 성적을 내서 다행"이라면서 "히로오카를 2번 다 이겼는데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만난다면 또 이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지연도 "3년 만의 국제 대회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년 아시안게임이 어쩌면 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복식 이민선-이정운(이상 NH농협은행)도 대만의 쳉추링-쿠오치엔치를 5 대 3으로 눌렀다. 국제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민선과 이정운은 "사실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는데 국제 대회에서 우승해 감회가 새롭다"면서 "내년 대표로 선발돼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자 복식에서는 수원시청의 김진웅-김태민이 일본의 후네미즈 하야타-우에마츠 토시키에 4 대 5로 졌다. 둘은 남자 단체전에서는 상대를 5 대 0으로 완파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서규재(인천시체육회) 남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복식은 아쉽지만 그래도 신구 조화를 이뤄 단식과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면서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체력과 전술을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대만에 아쉽게 우승을 내줬다. 유영동(NH농협은행) 여자 대표팀 감독은 "사실 여자 대표팀의 전력이 라이벌 일본, 대만에 비해 살짝 열세인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여자 복식에서도 이민선-이정운이 우승했는데 내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혼합 복식 결승에서는 김기효(인천시체육회)-김연화(안성시청)가 대만의 위카이웬-쳉추링한테 밀렸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11개 국가 200여 명이 출전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정인선 회장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연기된 가운데 같은 기간 이번 대회가 열리게 됐다"면서 "3년 만의 국제 대회인데 우리 선수들이 종합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고 호평했다. 이어 "올해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전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