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돌 북상, 학교 재량에 맡긴 울산교육청…학부모들 '폭발'

일부 학교, 등교 시간 원격 수업 전환 안내 늦게 통보 혼란
등교 시간대 8시 전후 안내…8시50분쯤 첫 문자 보내기도
학부모 "어젯밤 태풍경보 예보, 아이들 모습 보니 아찔해"

울산이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권에 든 19일 오전 울산대교 위를 지나던 화물차 덮개가 강풍에 열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광역시교육청이 태풍 '난마돌' 북상에 대비해 학사 조정을 각 학교장 재량에 맡기면서 학교 현장에 대혼란이 빚어졌다.

울산교육청의 안일하고 허술한 행정에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재난 위험에 노출되고 등교시간 큰 불편을 겪었다.

울산 남구 일부 중학교 학부모들은 19일 난마돌 북상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는 안내문자를 등교시간에 받았다.

울산 남구 모 중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 8월 51분에 첫 문자를 보냈다. 독자 제공

이들 학교가 안내 문자를 보낸 시간은 오전 8시 전후, 학생들이 한창 등교를 하는 시간대.

A·B중학교 학생들은 등교 중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거나 C중학교 학생은 교실에서 1교시 수업을 기다리다가 귀가해야 했다.

C중학교는 8시50분쯤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는 첫 안내문자를 보내 학부모들의 분통을 사기도 했다.

이미 교실에서 수업준비를 마친 학생들은 안내문자를 받자마자 원격수업 시간에 맞춰 귀가를 서둘러야 했다.

C중학교는 태풍으로 인해 급식업체가 재료 배달이 어렵게 돼 점심 급식을 제공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정상등교에 대면수업을 하려고 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급식 문제로, 원격수업 전환 결정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황진환 기자

울산교육청이 학사 조정을 각 학교장 재량에 맡긴 것을 놓고 아이들을 재난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는 "울산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되고 강한 비바람이 예보되었는데 교육청의 대처가 너무 안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사고 위험으로 통학버스들이 운영하지 않아 승용차로 아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었다"며 "운전하면서 아이들이 비바람을 뚫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아찔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어제 오후 각 학교 자율로 학사 조정을 결정하도록 한 것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교육청 회의를 거쳐 오전 8시쯤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을 하도록 지시했지만 일부 학교는 교내 시설공사와 급식차질 등으로 안내 문자 통보가 늦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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