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재훈 (가천대 교수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
이제는 코로나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마스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마스크. 참 마스크와 우리 몸이 마치 한몸처럼 된 게 벌써 3년째예요. 물론 써야 했습니다. 그게 맞았기 때문에 우리는 열심히 착용하면서 3년간 코로나와 싸웠어요. 그런데 이제 마스크로부터 해방될 때다, 벗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의료계에서도'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건, 의료계가 가장 보수적이었거든요. 그랬던 보건, 의료계 전문가들도 이제는 벗자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에 이게 어떤 이유인지, 그리고 벗는다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가 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가천대 의과대학 정재훈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정재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자문위원회 위원도 맡고 계시죠?
◆ 정재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정재훈 교수님도 제가 인터뷰 여러번 했지만 마스크 써야 된다고 굉장히 강조해 오신 분이었잖아요.
◆ 정재훈> 네, 그렇습니다. 마스크 착용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방역정책 중에서 가장 싸면서도 효과가 높은 정책으로 여겨졌었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 드릴게요. 이제는 마스크 벗어도 될 때라고 보신다는 겁니까?
◆ 정재훈> 조금 애매하게 답변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정상인 사회였습니다. 그러면 정상으로의 복귀라고 하는 것은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어야 된다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언제 벗을 수 있을지, 해제 조건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굉장히 애매하게 답변하셨어요.(웃음) 제가 지금 해석을 하느냐고 머리를 많이 굴렸는데 그 말씀은 지금 굉장히 워낙 보수적으로 조심스럽게 말씀하는 분이라서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이제는 벗을 때가 임박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됩니까?
◆ 정재훈>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벗느냐 안 벗느냐가 온오프의 개념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마스크를 벗는 방향으로 가는 데 있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양극단은 지금 당장 벗자와 계속해서 써야 된다가 양극단에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극단이죠.
◆ 정재훈> 그런데 방역정책, 특히 우리나라의 방역정책은 양극단으로 간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한 시간씩 풀었다가 다 풀었거든요.
◇ 김현정> 조였다 풀었다, 조였다 풀었다.
◆ 정재훈> 그래서 그런 방식들도 마스크에 있어서는 매우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통 외국 나갈 일이 없다 보니까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OECD 38개국 기준으로 볼 때 마스크에 대해서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정재훈> 대부분의 국가는 이제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 마스크가 완전히 착용이 해제된 국가들도 7개국에서 8개국 정도가 있습니다.
◇ 김현정> 완전히, 병원에서도 해제, 교통시설에서도 해제.
◆ 정재훈> 이게 해제라는 것이 권고와 의무화인데요. 의무화가 해제가 된 것이죠. 그래서 그런 방향으로 본다면 점점점점 권고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 김현정> 저희가 지금 도표를 하나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미국,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헝가리, 슬로베니아, 튀르키예는 완전 해제입니다. 실내에서도, 교통 시설에서만 쓰세요, 이게 아니라 다 해제고요. 그 밖에 3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 외 다른 나라는 의료시설하고 교통시설 정도, 대중교통 정도만 쓰고 나머지는 다 의무화 해제입니다. 우리만 모든 실내에서 의무 착용입니다. 그러면 이 논하는 걸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전에 현황을 좀 알아봐야 되겠는데 어제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3만 4764명이더라고요. 그런데 교수님 항상 말씀하시지만 이제는 확진자 수보다 사망자 수 봐야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지금 사망자 수 기준으로 볼 때 어떤 상태예요?
◆ 정재훈> 사망자 수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하루에 많이 돌아가시면 50분에서 60분 돌아가시고 있으신 상황이고요. 이게 유행 정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많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확진자의 정점이 지나가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나고 나면 중환자와 사망자의 정점도 지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지금은 중환자와 사망자의 정점도 이번 재유행도 거의 지나갔다라고 봐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치명률이 0.05% 이 정도까지 낮아진 것 같아요.
◆ 정재훈>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마는 굉장히 우리나라는 진단검사가 아직까지도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분모가 매우 큰 나라거든요. 그래서 치명률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는 적은 것처럼 보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치명률은 상당히 잘 관리가 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WHO 사무총장이 최근에 코로나 터널 끝이 보인다, 이렇게 공개 발언을 했던데 그럼 정재훈 교수님 판단도 WHO 판단과 비슷하십니까?
◆ 정재훈> 이번의 터널이 매우 길고 정체가 길었다고 볼 수 있고요. 그 터널은 지나갔고 다음에 짧은 터널들이 몇 개 남아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고비는 저는 지나갔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나누고 있는 중인데 전문가들 사이에 다수 의견이 지금 정재훈 교수님 비슷한 의견이더라고요. 마스크 이제는 벗을 때가 임박했다, 이쪽이더라고요. 다만 몇몇 전문가들은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말도 안 된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재훈> 그렇게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서 조금 강경하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앞으로의 위기를 조금 크게 평가를 하시는 겁니다.
◇ 김현정> 앞으로의 터널을.
◆ 정재훈> 왜냐하면 동절기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있고 그다음에 재유행이 또 다시 한 번 반복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다시 한번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착용 의무 같은 것들이 조금 더 유지가 돼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데요. 이미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대유행도 지나갔었고요. 하루에 확진자가 60만 명 정도 됐었죠. 그리고 BA.5 재유행 같은 경우에도 하루에 확진자가 26만 명 정도 지나갔었는데 그 두 번의 유행 모두 의료체계의 붕괴라든지 중환자실의 부족 같은 상황 없이 잘 넘어갈 수 있었거든요. 지금 와서 평가를 해 보자면. 그러면 새로운 유행이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예전만큼의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예상은 가능합니다.
◇ 김현정> 터널이 오기는 올 건데, 오긴 올 건데 마치 계절독감 우리가 그 터널 건너듯이 그런 식으로 건너갈 수 있을 거다?
◆ 정재훈> 그 터널이 길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체가 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예상은 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항상 뭔가 이런 걸 정할 때는 득과 실을 따져야 되는 거잖아요. 작은 터널, 짧은 터널이라도 쓰면 덜 걸리는 거 안 됩니까? 이럴 수도 있는 건데 득과 실을 따져 봅시다, 한번. 썼을 때 부작용이 그러면 뭐가 나타나길래? 이거든요.
◆ 정재훈> 앵커께서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뭐든 방역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정책의 비용이 있고 효과가 있거든요. 효과라고 하는 것은 유행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마스크 착용 효과가 매우 크다라고 볼 수 있었거든요.
◇ 김현정> 득이 훨씬 컸기 때문에, 실보다.
◆ 정재훈> 지금은 많은 분들이 면역을 획득을 하신 상황이고 그래서 효과의 크기가 조금 줄어든 측면이 전제로 깔리는 상황이고요. 거기에 더해서 비용이라고 하는 것은 특히 마스크 착용의 비용이라고 하는 것은 불편함이라고 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실에 대한 부분.
◆ 정재훈> 그래서 삶에 있어서 불편한 부분, 아니면 여러 가지 제약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것 말고도 아이들의 교육이라든지 발달에 있어서의 부작용들이 매우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 김현정>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여러분. 득과 실을 논할 때 사실은 지금까지는 방역, 의료, 감염 이거에만 초점을 뒀죠. 그래야 했고 지금까지는. 그런데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교육계에서 이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무슨 얘기냐면 교육계 분들이 뭘 걱정하시냐면 일단 영유아의 경우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아이들이 쭉 봐오면서 언어발달, 공감능력, 감정 파악 능력, 이런 게 저하되고 있다면서요.
◆ 정재훈> 저희 아이들이 7살이거든요. 저희 아이들이 유치원을 3년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다니는 학년 동안에 모든 기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일생의 반을 마스크를 쓴.
◆ 정재훈> 저희 아이들이 기억하는 시간이 한 5살 정도부터일 거잖아요. 그런데 기억하고 있는 모든 시기는 마스크 착용이 기본인 세상이었거든요.
◇ 김현정> 세상의 사람들은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구나.
◆ 정재훈>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이 피해가 직접적으로 와닿으실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의 교육이라든지 특히 언어나 표정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라는 것을 교육의 현장 전문가들에게 저도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금 더 큰 아이들 얘기를 해볼게요. 10대들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은 민얼굴에 대해 수치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즉 우리 어른들에게 3년과 이 10대들에게 3년은 다르죠. 다가오는 게 다르죠. 아이들은 짧은 생에서 3년이라는 게 크니까. 그런데 그 3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살아오면서 민얼굴을 예의없는 얼굴, 부끄러운 얼굴. 그래서 급식 먹을 때 마스크를 못 벗어서 급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반에 몇 명씩 있다는 게 지금 선생님들 얘기예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 정재훈> 저도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듣거든요. 그런데 조금 전문가처럼 말씀을 드리면 방역 정책의 효과는 측정이 가능합니다. 중환자가 얼마 정도 줄어들었고 사망자가 얼마 정도 줄어들었는지에 대해서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재훈> 하지만 아이들의 이러한 영향들에 대해서는 돈으로 환산하거나 아니면 숫자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란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비교가 어려운 대상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재훈> 그래서 그부분들에 대해서 정책적인 판단을 내리는 건 결국은 정성적인 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라는 이야기인 거거든요. 그리고 특히 그런 아이들은 지금의 방역 정책은 집단의 보호를 위해서 방역정책을 한다라는 개념은 이제 접종에서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백신 접종도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하시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마스크 착용도 개인에 대한 건강 관점으로 본다면 아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어느 정도의 건강상의 이익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라는 거죠.
◇ 김현정> 득실을 따졌을 때 지금 실이 더 크지 않느냐, 특히 아이들한테는 그 말씀이시군요.
◆ 정재훈> 특히 아이들한테는 실이 더 클 수 있다 이런 거죠.
◇ 김현정> 어떻게 심하게 말씀하시는 선생님들은 뭐라고 하시냐면 교육계에서. 이 마스크가 아이들한테는 히잡이나 부르카 같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것들을 아이들한테 씌워놓은 게 아니냐 이런 용어까지 쓰시더라고요. K-부르카, 이런 용어를 쓰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정재훈> 저는 그런데 그런 표현은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다음 팬데믹이 들어오면 팬데믹 초기에서는 마스크는 또 써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데에서는 중립적인 표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단 아까 단계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해제에 들어가야 된다고 하셨는데 단계의 순서를 정하자면 그러면 첫 타자는 아이들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정재훈> 네, 저는 첫 타자는 영유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빠르게 해제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마스크 해제의 문제에 있어서는 저는 네거티브 규제의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게 뭐예요?
◆ 정재훈> 다른 말로는 어떤 장소에서는 꼭 착용을 하셔야 된다라고 정해놓고 나머지 장소와 상황에서는 안 쓰는 게 기본인 것이죠.
◇ 김현정> 어디 어디에 그러면 쓰는 것으로.
◆ 정재훈> 저는 의료기관이라든지 대중교통 그리고 실내에서 매우 밀집하게 근무하는 직장 같은 곳에서는 저는 마스크 착용이 상당히 이어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영유아에 대해서는 당장 좀 의무화 해제했으면 좋겠다는 말씀.
◆ 정재훈> 좀 빠른 접근이 필요하다.
◇ 김현정> 그다음은 초중등 학교 학생들이 될 거고. 그런 식으로 순서적으로 이제는 벗어야 할 때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해 드리면서 여러분의 의견도 받겠습니다. 정재훈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재훈>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