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첫 檢총장 이원석 "법 집행 성역 없다"(종합)

尹, 133일 공백 끝내고 이원석 총장 임명
"범죄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 확립"
한동훈 연수원 동기…"조직 안정 기대"
공석 발생한 고검장급 인사 가능성도

이원석 신임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수장 자리에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신임 검찰총장이 16일 임명됐다. 이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예외나 혜택, 성역이 없는 법 집행'을 강조했다. '범죄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도 했다.

올해 5월 이후 133일 동안 공백이던 총장 자리에 오른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참배하며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 재산 등 기본권을 보호하고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이자 업의 본질"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검찰권을 국민을 위해 바른 방법으로 행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민생 침해 범죄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면서 "금융·증권범죄와 구조적 비리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수익을 철저하게 박탈해 '범죄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인용해 공직자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직자는 직업인으로서의 일이 곧바로 국민을 보호하는 공익과 일치한다"라며 "공직의 가치가 거기에 있고, 공직이 영예로운 이유도 그것이다.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처신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류영주 기자

그는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추진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등 검찰 수사를 향한 외풍을 언급하면서 "여러 해 동안 검찰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함께 검찰의 잣대가 굽었다 펴졌다를 거듭해 검찰 구성원의 자긍심과 명예가 흔들렸다. 그 과정에서 범죄와 부패 대응은 소홀했고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연수원 동기(27기)인 이 총장이 향후 조직 안정에 적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이뤄진 모든 검찰 인사를 한 장관과 직접 총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조율한 만큼, 대통령실이나 법무부와의 소통에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 총장 임명 과정에서 연달아 공석이 발생한 고검장급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조직 안정 측면에서 예상보다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과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 등 총장 후보들이 모두 사직한 데다 대검 차장검사 자리도 공석이다.

이 총장은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 정권 고위 인사들을 정조준한 굵직한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 야권에서는 연일 '정치보복 수사' 프레임으로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장동 개발 비리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문재인 정부 인사 여럿을 겨냥했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한비자의 '법불아귀(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인용하면서 "법 집행에 예외도, 혜택도, 성역도 없다. 검찰권은 오롯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행사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정의와 공정에 대한 구성원들의 뜻이 실현되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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