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보문관광단지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하수관로가 터지면서 일주일째 분뇨를 비롯한 수만t의 오물이 보문호수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태풍으로 경주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해 인력 부족으로 하수관로 복구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보문호수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
경주시와 보문단지를 관리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경주 라한호텔 인근의 하수관로가 파손됐다.
파손된 하수관로는 인근 숙박시설의 정화조와 하수관로에서 나오는 각종 오물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하수관로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이 오물들은 현재 역류해 보문호수 산책로 배수로를 통해 그대로 호수로 흘러들고 있다.
오물들은 숙박업소에서 나오는 오수와 분변 등이 대부분이어서 배수로 일대는 역겨운 악취를 풍기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사실상 대책마련에 손을 놓으면서 이곳은 일주일가량 라바콘으로 출입만 막아놨을 뿐 시설복구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보문단지 내 산책로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담당하고 있고, 보문호 농업용수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오폐수관로는 경주시가 담당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관계자는 "산책로 배수로는 우리가 담당하지만 오폐수 관로에 문제가 생긴 것이 근본 원인인 만큼 경주시가 책임지고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태풍 피해로 인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인근 숙박시설의 오폐수가 과도하게 쌓여 내려오면서 배관 등에 문제가 발생해 오물이 역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보문호수가 분변 등으로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보문단지를 찾은 한 관광객은 "보문호수를 산책하다 갑자기 심한 악취가 나 너무 불쾌하고 경주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나빠졌다"며 "악취의 원인을 설명하는 최소한의 안내판이나 우회로 안내도 없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