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15년 만의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우승으로 역대 최연소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등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을 다짐했다.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 시각)부터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B조 조별 리그 경기에 나선다. 이날 캐나다를 시작으로 15일 세르비아, 18일 스페인과 격돌한다.
데이비스컵은 남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이다. 한국은 올해 15년 만에 16강이 겨루는 파이널스에 진출했다.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스페인은 19살 알카라스의 상승세를 앞세워 우승을 노리고, 세르비아 역시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7위)가 버티고 있다. 캐나다도 신성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3위)이 막판 합류했다.
하지만 선수단은 랭킹에 주눅들지 않고 패기로 맞선다는 각오다. 에이스 권순우(74위·당진시청)는 지난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ATP 투어 대회에서 알카라스에 졌지만 1 대 2(1-6 6-2 2-6)로 나름 접전을 펼쳤다.
권순우는 12일 발렌시아 현지 기자회견에서 "알카라스가 세계 랭킹 1위를 찍기 전에 경기를 해봤는데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에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는) 투어 대회보다 상대하기가 쉬운 선수들이 더 없다"면서 "다만 투어 대회에서 대결해 봤고 함께 훈련해본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내가 진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항전인 만큼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박승규(KDB산업은행) 대표팀 감독도 "같은 조에서 맞붙을 알카라스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알카라스를 상대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것인지 나름대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첫 상대인 캐나다를 반드시 잡아야 8강 희망을 키울 수 있다. 파이널스는 4개 조 상위 1, 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박 감독은 "오제알리아심이 처음에는 없다가 최종 명단에 포함됐는데 권순우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권순우와 함께 홍성찬(467위), 남지성(542위·이상 세종시청), 송민규(복식 223위·KDB산업은행)가 나선다. 남지성, 송민규가 복식에 나서는데 지난해까지 호주오픈에서 2회 연속 2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남지성은 "복식 상대를 봤을 때 우리가 가장 호흡을 오래 맞췄다"면서 "호흡 면에선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민규는 "파트너 지성이와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라면서 "우리의 강점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캐나다와 이날 오후 11시 격돌한다. 1번 단식에는 홍성찬이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