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있는 노숙인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을 방문해 700인분의 김치찌개를 직접 끓이고 배식하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3분쯤 현장에 도착해 조리복으로 갈아입은 뒤 음식 준비에 손을 거들었다. 윤 대통령은 양파와 대파 등을 손질하고 직접 고기와 김치를 볶아 김치찌개를 요리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는 잘 끓인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염도를 맞출 때는 "(염도) 0.6 정도면 지금 간장을 넣지 말고 조금 더 끓으면 물이 증발되고 안에 있는 게 빠져나가면서 0.7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치찌개가 끓는 과정을 계속 지켜보면서 "김치가 이렇게 조금 풀어져야지. 한 20분 끓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겠다"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요리를 마치고 배식에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안에서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잠시 환담을 나눴다.
정 대주교는 "2월에는 대통령 후보로서 한 번 방문해 주셨고, 3월에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오셔서 봉사해주시고, 이번엔 대통령으로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올 때마다 대주교님한테 좋은 말씀을 들어서 저한테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앞치마와 두건을 두르고 배식하면서 "어르신 간이 어떠십니까?", "천천히 많이 드세요", "부족한 것 있으면 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건네는 등 일일이 챙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동밥집을 다시 찾았다. 취임 후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드린 지 6개월 만"이라며 "추석 연휴에도 신부님들과 봉사자 여러분들께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봉사해 주셨다. 그분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일 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그 분들의 삶을 촘촘히 챙기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가슴 깊이 새긴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30일 명동밥집에서 배식봉사를 하면서 취임 후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특히 지난 배식봉사 때 '다음에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는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 소외된 이웃들과 따뜻한 한 끼를 나눴다"고 이번 방문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