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3호 '퍼펙트 큐'가 나왔다. '당구장 사장님' 이영천이 생애 첫 퍼펙트 큐와 16강 진출을 이루며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과 붙을 가능성이 높은 16강전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천은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조건휘(SK렌터카)를 꺾었다. 3세트 첫 이닝에서 15점을 다 쳐내는 퍼펙트 큐를 앞세워 세트 스코어 3 대 2(14:15, 15:12, 15:0, 7:15, 11:9)로 이겼다.
올 시즌 3번째, 통산 15번째 퍼펙트 큐다. 퍼펙트 큐는 세트제 경기에서 한 이닝에 전 득점을 기록하는 것으로 매 대회 처음 이룬 선수에게 특별상인 'TS샴푸 퍼펙트큐'를 수여한다. 상금은 1000만 원이다.
이영천은 3세트에 퍼펙트 큐를 달성했다. 초구 조건휘가 득점에 실패하자 이영천이 뒤돌리기와 옆돌리기 등 무난한 배치에서 득점을 이어갔다. 특히 9 대 0에서 난구 고비를 맞았으나 행운의 뱅크샷이 성공해 생애 첫 퍼펙트 큐를 이뤘다. 여세를 몰아 이영천은 풀 세트 끝에 첫 16강 진출의 기쁨도 맛봤다.
경기 후 이영천은 "어제 지인에게 '나 퍼펙트 큐 한번 하고 올게'라고 농담을 했는데 현실로 이루어져 너무 놀랍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경기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PBA 1부 투어 16강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또 이영천은 "당구장 운영으로 항상 바쁘다 보니 가족들과 시간을 잘 보내지 못했는데 이번 퍼펙트 큐 달성과 좋은 성적으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상금은 가족들을 위해서 쓰고, 운영 중인 당구장의 장비 교체를 하겠다"고 귀띔했다.
아마추어까지 10년 이상 선수로 뛰고 있는 이영천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당구장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PBA 2부인 드림 투어에서 뛰었지만 썩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1부 투어 선발전인 'PBA 큐스쿨'을 통과했다.
이영천은 올 시즌 개막전인 지난 6월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128강에서 '스페인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0 대 3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2차 투어 첫 판에서 만난 마르티네스에 3 대 1 승리로 꺾고 설욕했다.
대진을 보면 이영천은 쿠드롱과 16강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영천은 "(쿠드롱은)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상대가 아닐까 싶다"면서도 "내 당구 인생 최고의 경험이 될 텐데 이왕 하는 거 호기롭게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