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NCT DREAM(엔시티 드림)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더 드림 쇼2 - 인 어 드림'(THE DREAM SHOW2 - In A DREAM) 첫날 공연에서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이다.
마크·런쥔·제노·해찬·재민·천러·지성 일곱 명이 처음으로 하는 '드림 쇼'라는 점,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척돔 콘서트가 취소됐으나 전화위복으로 오히려 더 큰 공연장인 '주경기장 단독 콘서트'를 이루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 팬들의 슬로건에 담겨 있었다.
2016년 데뷔해 지난달 6주년을 갓 지난 NCT 드림이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주경기장에서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데뷔할 때만 해도 '청소년 연합팀'이라는 정체성 아래 성인이 되면 팀을 떠나는 졸업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NCT 드림은 맏형 마크의 졸업 이후, 런쥔·제노·해찬·재민 2000년생 동갑내기 네 명의 졸업까지 코앞에 두면서 팀의 뚜렷한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0년 졸업 제도 폐지와 마크의 재합류로 거짓말처럼 다시 '7드림'이 되었다.
멤버의 변동 없이 '7드림'으로서 팀 활동을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 모든 불확실함을 걷어내는 요소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NCT 드림과 팬들에게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첫 번째 정규앨범 '맛'(Hot Sauce)으로 밀리언셀러를 탄생시키며 화려한 출발을 알린 NCT 드림은 두 번째 정규앨범 '글리치 모드'(Glitch Mode)로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모여 있을 때 가장 강하다'라는 말처럼 NCT 드림은 인기를 가늠하는 각종 지표가 상승했고, 대규모 합동 공연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팬덤을 동원하는 대형 그룹으로 자라났다.
첫 곡 '버퍼링'(Glitch Mode)부터 '맛까지 본 공연에서만 28곡을 선보였다. "7드림으로 처음 보여주는 무대들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이것도 보여주고 싶고 저것도 보여주고 싶고 하는 욕심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제노)라는 설명처럼, NCT 드림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뺄 수 없는 대표곡과 공연장에서 그 파괴력이 더 커지는 곡, '7드림'으로서 처음 선보이는 곡 등이 두루 포진돼 있었다.
'마지막 첫사랑'(My FIrst and Last)으로 시작해 '사랑이 좀 어려워'(Bye My First…) '사랑은 또다시'(Love Again) '마지막 인사'(To My First)로 끝맺은 '첫사랑 시리즈'는 뮤지컬 형식으로 재탄생했다. 우선, '시준희'라는 여성을 짝사랑하는 지성과, 이를 지켜보는 여섯 멤버들이라는 설정의 영상으로 주위를 환기했다. 짝사랑할 때 겪는 조금은 창피하고 쑥스러운 경험을 유쾌하면서도 공감 가게 풀어내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무대로 나온 멤버 지성이 과거 '마지막 첫사랑' 시절 자신의 분신을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에서는, 댄서와 서로 거울을 보는 듯 대칭의 맛을 극대화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만 멤버들 역할을 한 댄서들의 반투명 가면이 약간 무서워 보일 수 있다는 것,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다가 '마지막 인사'에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은 것이 조금 아쉬웠다.
"드림 첫 섹시 콘셉트"(천러)라며 "너무 놀라시진 않을까 걱정"(제노)했다는 '콰이어트 다운'(Quiet Down)은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무드가 두드러져 신선했다. 유리관 안에 있는 멤버와 밖에 있는 멤버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페어 안무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해찬-제노의 파트에서 팬들의 함성이 가장 커졌다.
'7드림'이 보여준 '청량한 청춘'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위 고 업'(We Go Up) 무대 때는 왜 이들이 이 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풋풋함과 건강함, 아련함이 고루 섞인 곡을, 여유로우면서도 멋지게 소화했다. '맛'은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더 빛을 발하는 퍼포먼스 특화형 곡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흥을 돋우는 곡에 우렁찬 응원, 터지는 폭죽까지 어우러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대단했다.
짧게라도 최대한 다양한 곡을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느껴진 부분은 '이동차 무대' 때였다. 공연 후반부나 앙코르 당시 한 호흡 쉬어가고, 팬들과 교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것이 보통인데 NCT 드림은 '라이딩'(Riding) '고'(GO) '붐'(BOOM) 등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센' 노래를 연달아 선보였다.
또한 NCT 드림은 본무대는 물론 왼쪽, 오른쪽 블록을 부지런히 오가며 돌출 무대를 십분 활용했고, 무대와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팬들을 위해 2~3층 관객에게도 잘 보이는 위치의 무대에서 '디기티'(Diggity) 등의 무대를 마련했다.
앙코르 첫 곡은 '비트박스'(Beatbox)였다. 이후 '우리의 계절'(My Youth) '디어 드림'(Dear Dream) '별 밤'(On the way)에 이어 '같은 시간 같은 자리'(Walk you home)로 막을 내렸다.
천러는 앙코르 전 '북극성'(Never Goodbye) 음악을 팬들이 떼창한 것을 언급하며 "울진 않았지만 울컥했다. '이게 콘서트지' '이게 우리가 원한 거잖아' 해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무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멤버들과, 공연에 힘써준 모든 스태프들, 그리고 이날 함께한 팬들(시즈니)에게도 박수를 쳐 달라고 부탁했다.
막내 지성은 멤버 중 가장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름다운 순간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가끔씩 잠이 안 올 때 생각한다. 우리 엄마아빠 또는 가족들한테 정말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게 해 준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이렇게 저희 곁에 남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저는 언제나 튼튼하고 여러분을 좋아한다"라고 귀엽게 마무리했다.
재민은 "여러분들이 얼마나 이 공연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썼고 그다음에 돈도 썼는지 알고 있다, 저는 안다. 여러분이 정말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쓴 시간, 돈 전부 아깝지 않을 수 있도록 저희가 정말 잠을 적게 자더라도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연습했고 한 분 한 분 '나 오늘 정말 좋았어' 이런 마음을 가지셨으면 정말 좋겠다"라고 바랐다.
"사실 여러분이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연 제노는 "사실 저희는 저희가 굉장히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그런 저희를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만으로 행운인 것 같다, 이 상황 모든 것 자체가. 저희에게 항상 행복과 에너지를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크, 해찬이가 스케줄로 인해서 되게 많이 힘들게 연습했는데 너무너무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해 감동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마크는 "(저는) '드림 쇼1'을 안 했다 보니까 너무 부담도 있고 이 주경기장에서 저희 단독 콘서트를 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 있었다고 생각해서, 그 감정이 부담처럼 왔던 것도 없지 않은데 여러분 보고 멤버들과 호흡 맞는 거 보고 너무 그냥 행복하다. 그 감사함을 꼭 얘기하고 싶었다"라며 멤버들을 향해 "저랑 같이하는 첫 콘서트 괜찮았어요?"라고 물어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마크가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진짜 고맙다"라고 하자, 지성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NCT 드림의 '더 드림 쇼2 - 인 어 드림'은 오늘(9일) 저녁 7시 마지막 날 공연을 이어간다.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유료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