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로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출신 서모(22)씨의 형이 독도경비대 근무로 동생의 빈소에 가기 어렵게 되자, 경찰은 헬기를 급파해 가족의 마지막 길을 챙기게 했다.
7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독도경비대에서 근무 중인 서모 순경은 오전 기상 악화로 뱃길이 막혀 육지로 갈 수 없게 됐다. 그러자 경북경찰청은 서 순경이 동생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오후 헬기를 동원해 독도에서 포항까지 이동을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5시 20분쯤 서 순경을 태운 헬기가 독도에서 출발했고 오후 6시쯤 포항 공항에 도착했다"며 "원래 같으면 기상 악화로 내일(8일) 오후가 넘어서야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극적인 재난에 가족을 잃은 만큼 장례는 치르게 하는 것이 맞다는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서씨 빈소엔 상주석에 앉은 부모님이 내내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서씨의 사촌 형 A씨는 취재진과 만나 "(사망한 서씨가) 지난 4월 취업에 성공한 뒤 명절에 보자, 밥 먹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렇게 됐다"고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서씨가 새벽에 차를 빼라는 방송을 듣고 독도에서 근무하는 친형의 차를 빼주러 내려갔다가 실종됐다고 들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형이 독도에 있어 못 오나 했는데 (경북)청장이 헬기를 동원해 줘서 지금 곧 온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총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아파트 단지와 지하주차장을 뛰어다니며 찾아다닌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