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쌀값 폭락에 태풍까지 겹친 충북지역 농가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농사를 지을수록 빚만 늘어가는 현실에 풍성한 한가위 명절은 그저 옛말이 됐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2400평 가량 논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
이번 태풍에 쓰러진 벼만 어림잡아 800평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천정부지 치솟는 영농비까지 감당하며 애써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쓰러진 벼를 세우거나 처분할 비용 생각에 앞이 캄캄할 지경이다.
이씨는 "농자재값은 다 인상됐는데, 쌀값은 더 떨어질 것 같다"며 "태풍으로 수확량도 줄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태풍으로 도내에서는 모두 48.6㏊의 농경지에서 벼 쓰러짐이나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폭락을 계속하는 쌀값도 큰 걱정거리다.
지난달 산지쌀값은 20㎏ 기준 4만 2522원으로, 지난해보다 만 원 이상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전국 농협 쌀 창고에 쌓아둔 쌀만 40만t 이상 달하는 데다, 조만간 조생종 논벼 수확까지 이뤄지면 쌀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영농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보면 올해 1분기 비료값은 지난해보다 무려 149%나 폭등했다. 영농자재비와 농약 등의 비용 역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이상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