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경주시가 신속한 피해 복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가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으로 예상돼 복구작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는 주낙영 시장이 지난 6일 오후 태풍 피해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모량‧진티‧왕산마을 등을 예로 들며 "침수와 산사태로 인해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자원봉사센터, 자생단체,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 우선 가재도구 정리와 주택 환경정비에 행정력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주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부처 관계자와 태풍 피해를 입은 광역시, 기초자치단체 간 재난안전 영상회의에 참석해 피해발생 현황과 조치상황을 즉각 공유하고 대처계획을 논의했다.
영상회의에서 주 시장은 강동 왕신저수지 보강공사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왕신저수지는 1975년 준공된 노후 저수지로 이번 폭우로 사면 일부 유실 등 저수지 붕괴위험 우려가 높은 상태다.
이어 일부 지역의 산사태로 토사가 집안 곳곳에 들어와 주민들이 망연자실해 있다며 주민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군 병력과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재난상황 발생 시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에 7일 이내 피해상황을 보고해야 하지만 추석 명절이 포함돼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보고기간 연장을 건의했다.
태풍 '힌남노'로 경주에서는 지난 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도로침수 29건, 도로사면 유실 25건, 하천 호안붕괴 35건, 도로붕괴 14건 등의 공공시설 피해가 확인됐다.
또 350세대의 주택침수와 800㏊ 농경지 침수의 사유시설 피해로 최소 피해액은 13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풍이 지나갈 때 저수지와 하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 115세대, 220명이 마을회관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게다가 진현동 한 주택에서는 80대 여성이 흙더미에 매몰돼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주시는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 농경지, 과수농가 등의 응급복구를 위해 지원반을 긴급 편성해 7일과 8일 이틀 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피해 현장을 둘러보니 단전, 단수, 통신두절 지역이 적지 않다"며 "주민들의 기본생활 보장을 위해 한전, 이동통신사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생활불편을 신속히 해결하는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