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끝내겠다더니…늦어지는 교육‧복지 장관 인선, 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명절 전 공석인 교육‧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을 추진했지만 내부 검증 과정에서 후보군들이 난색을 표하며 내각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각각 2차례씩 후보자 또는 장관이 자진 사퇴한 탓에 여론의 관심이 인사청문회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후보자들의 부담이 가중된 요소로 꼽힌다.
 
6일 윤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지 약 120일이 지났지만, 새 정부의 18개 부처 중 교육부와 복지부 등 2개 부처 수장은 여전히 공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난 3월 18일을 기점으론 약 6개월 동안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당초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함께 공석인 2개 부처 수장 인선도 동시에 추진하려고 검토했지만, 다수의 후보자들이 내부 검증 문턱을 넘지 못했거나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교육‧복지부 장관 인선 과정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검증이 예상보다 쉽지 않다"며 "부처 차원에서의 대국민 서비스에 소홀함이 없도록 차관 체제로 총력을 다 하면서 장관 인선 속도도 내고 있다"고 인선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터라 주무 부처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초조한 분위기가 흐른다.
 
교육부 장관 후보의 경우, 관료 또는 교수 출신들이 상당수 후보군으로 올랐지만 막판에 고사 입장을 밝히는 등 내부 검증 작업이 반복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엔 서울 시내 모 사립대 이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내부 검증 대상이 올랐지만 본인이 마지막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자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앞서 김인철 전 후보는 '논문 표절' 논란으로, 박순애 전 장관은 과거 음주 이력에도 불구하고 임명됐지만 '만 5세 입학' 혼선으로 인해 취임 35일 만에 중도 사퇴한 바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검증을 받은 후보자는 해당 학교 내 상황을 이유로 고사했다고 들었다"며 "교육부 출신 관료들도 지방대 총장 등 다른 자리로 이동해 대학 재정지원 등을 위해 활동했는데 그런 이력이 문제가 될까봐 거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인철 전 후보자의 사례를 보고 청문회에서 '먼지털이' 검증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잘 나서질 않는다"고 했다.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는 자녀들 의대 편입 관련 '아빠 찬스' 의혹으로 내정 4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윤창원 기자

복지부 장관 후보 인선도 사정은 교육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지난 4월 10일 내정됐던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는 자녀들 의대 편입 관련 '아빠 찬스' 의혹으로 내정 4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어 지명된 김승희 전 후보도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일면서 지명된 지 39일 만에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코로나19 재유행 사태가 진행되고 있고, 장기 국정과제인 연금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통과 이외 능력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복지부 장관 후보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충남 출신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낸 이명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정치권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여전히 내부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인 출신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강점을 보였던 점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인선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최근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설도 돌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복지부 장관은 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내부 검증을 막상 해보니 문제가 되는 인사도 있었고, 중량감 문제도 있어서 후보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전희경 전 의원과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 연합뉴스

한편, 대통령실은 2개 부처 장관 후보 인선 외에 대통령실 인적쇄신 일환인 대통령실 정무1·2비서관에 전희경 전 의원과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을 각각 최종 임명하기로 했다. 전 전 의원과 장 국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방문해 정무수석실 직원들과 상견례 차원에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단 추석 명절 전에 장관 후보 발표는 힘들지 않겠냐"며 "대통령실 주요 인사는 마무리하기로 했고, 장관 후보는 늦어진 김에 확실한 검증을 거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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