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장기 레이스에서 아무리 강한 팀이라 해도 고비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요즘 SSG 랜더스가 그렇다. 개막 첫 날부터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2위 LG 트윈스와 9경기까지 벌어졌던 승차가 열흘 남짓한 기간 만에 4경기로 줄어들었다.
부진의 이유는 타격 슬럼프 그리고 불안한 불펜 때문이었다. 특히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추신수가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SSG의 지난주 팀 타율은 0.164에 불과했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SSG는 더욱 큰 고비를 마주했다. 파죽의 7연승으로 선두와 격차를 4경기로 좁힌 LG를 만난 것이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이자 운명의 2연전.
고비를 극복해야 강팀이다. SSG는 위기의 순간 지금까지 선두를 지킨 저력의 이유를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어쩌면 시즌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는 지점에서 잠잠하던 SSG의 타선이 깨어났다.
한유섬이 포문을 열었다. 한유섬은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LG와 원정경기 2회초 공격에서 이민호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3회초에는 최지훈이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LG 수비는 4회초에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고 SSG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성현이 적시타를 때렸고 SSG는 5-0으로 앞서갔다.
이민호는 지난 8월 중순 SSG를 상대로 6⅔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선발승을 따낸 바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SSG 타선 부활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LG는 오지환이 김광현을 상대로 만루포를 때리며 순식간에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지만 이재원이 6회초 달아다는 3점홈런을 터뜨려 스코어를 8-4로 벌렸다.
김광현이 6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임무를 마친 가운데 LG는 SSG 불펜을 상대로 7회말에 1점, 8회말에 1점을 각각 뽑으며 추격했다.
하지만 SSG의 새로운 마무리 문승원이 마지막 9회를 실점없이 마무리 하고 8-6 승리를 지켜냈다. 중요한 고비에서 시즌 1호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문승원이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2018년 8월15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기존 마무리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중책을 맡게 된 문승원은 그 어느 경기보다 팽팽했던 승부에서 찾아온 첫 세이브 기회를 성공적으로 살렸다.
또 중요한 고비에서 타자들은 선두의 저력을 증명했다.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SSG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