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검찰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이재명 당 대표에게 불출석을 권유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며 '맞불'을 놓기로 했다.
민주당 "당 대표 출석 맞지 않아…서면조사 대체하기로"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밝혔다.박 대표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관련 검찰 출석요구일이 내일로 다가와 당 지도부가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의견을 나누고 오늘 점심 때는 4선 이상 중진들을 만나 논의한 결과 같은 의견을 내놨다"며 "현 시점에서 당 대표가 직접 출석해 소환에 응하는 것은 맞지 않고 서면조사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당 대표에게 적극 권유·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의 권유·요청을 수락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 의원총회에서의 뜻이 일치했다"며 "최종 판단은 당 대표가 하겠지만 당 내에서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앞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로부터 오는 6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받았다. 이 대표가 얽힌 사건은 중앙지검의 대장동 관련 발언 1건,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백현동 관련 발언 2건으로 총 3건이다.
중앙지검 사건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시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가 2015년 11월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올 때 김 처장이 수행을 맡았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고발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사건 중 하나는 지난해 10월 이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식품연구원 이전부지의 용도변경 경위에 대해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발언 관련이다. 이와 함께 같은날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배임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도 고발됐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허위경력' 특검 추진하기로
민주당은 검찰 소환에 불출석으로 버티는 동시에, 김 여사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 의혹을 조준하며 역공에 나서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너무 커진 상황에서 수사기관들이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이 결코 해소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보고있다"며 "따라서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 문제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내수석부대표가 특검법 추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여기에 대해 의원들이 이심전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원내지도부에서 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통과가 가능할지 묻는 질문에는 "현재 국정조사의 경우 김 여사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부분과 별개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여러 특혜 수주 문제까지 포괄하고 있다"며 "이것과 별개로 최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민주당에서 보기에 윤 대통령도 과거 이와 관련해 허위답변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특검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법사위원장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데 끝까지 기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향후 개별 특검으로 진행할지 상설로 할지 등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혐의와 김 여사 의혹의 경중을 똑같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는 "(이 대표 사건과 별개로) 김 여사가 실제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고 동참했는지 밝히는 건 사법정의를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며 "다른 주가조작 사건과 비교할 때 김 여사 사건이 제대로 수사됐나?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사 진행상황이 알려진 게 있나?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후보 시절 김 여사의 주가조작이 없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대통령실 공사 특혜 의혹 등에 대해 특별검사 임명을 내용으로 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 서영교, 윤영덕, 장경태, 정청래, 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 등 12인은 법률안을 제안하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허위경력 △대통령실 공사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