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남자 대표팀이 15년 만의 국가 대항전인 이른바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출전을 위한 장도에 올랐다.
권순우(당진시청), 남지성(세종시청), 송민규(KDB산업은행), 홍성찬(세종시청) 등 대표팀은 '2022 세계남자테니스선수권대회(이하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조별 리그 출전을 위해 4일 결전지 스페인 발렌시아로 출국했다. 박승규 감독(KDB산업은행)과 김영준 코치(건국대), 왕서훤 트레이너도 함께 떠났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환영 행사, 12일 공식 기자 회견을 거쳐 13일 캐나다, 15일 세르비아, 18일 스페인과 B조 조별 리그를 펼친다. 총 16개 국가가 참가하는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조별 리그는 유럽 4개 국가에서 A~D조로 나뉘어 열린다.
세르비아는 메이저 대회 21회 우승에 빛나는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6위)가 이끈다. 미오미르 케츠마노비치(36위), 필리프 크라이노비치(44위), 라슬로 제레(64위), 두산 라요비치(88위) 등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선수들이 포진했다.
스페인도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4위)를 비롯해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15위),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18위),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39위),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복식 11위) 등 강호들이 나선다. 그나마 첫 상대인 캐나다가 배식 포스피실(130위), 알렉시스 갈라노(228위), 리암 드랙슬(502위), 가브리엘 디알로(335위), 클리브 하퍼(1824위) 등으로 해볼 만하다.
한국 선수 중 최고 랭커는 권순우로 81위다. 권순우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32강)까지 진출했고, 올해 US오픈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했다. 홍성찬(467위), 남지성(538위·복식 230위), 송민규(1768위·복식 224위)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남지성-송민규는 호주오픈 남자 복식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본선 2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각 조 상위 2개 국가는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을 다툰다. 모든 파이널스 경기는 2단식 1복식으로 진행된다.
박승규 감독은 "같은 조에 속한 유럽 선수들의 파워와 정교함에 대비해 해외 투어를 돌며 실전 대비 훈련을 해왔다"면서 "특히 파워 스트로크에 밀리지 않기 위해 유럽 선수들과의 경기를 많이 경험했고 강한 서브를 받아낼 수 있는 리턴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강국들과 같은 조에서 만나리라 예상치 못했지만 훌륭한 팀과 경기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면서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에이스 권순우는 "국가 대항전이고 본선인 만큼 한국 테니스도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어느 때보다 완벽한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준비하면서 US오픈 등 계속 경기를 뛰어 감각을 올리고 있는데 응원해 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지성도 "물론 상대들은 우승 후보이고 강한 팀들이지만 국가 대항전이라 변수도 많고 우리 전력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길 수 있도록 똘똘 뭉쳐보겠다"면서 "목표는 조 2위 8강 진출"이라고 밝혔다.
주장 송민규는 "남지성 선수와 복식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2달 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외 대회를 뛰며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면서 "우리 팀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찬은 "꿈의 무대에서 뛰게 된다면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