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퍼 매치에서 좋은 흐름이 오히려 독이 됐다.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무장한 상대에게 최근 전적은 의미가 없었다.
FC서울이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홈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이번 시즌 세 번째 슈퍼 매치에서 1 대 3으로 졌다. 올해 두 번의 슈퍼 매치는 승리했지만 3번째는 웃지 못했다.
최근 슈퍼 매치 분위기는 확실히 서울이 좋았다. 지난 6월 19일 원정과 4월 10일 홈에서 각각 1 대 0과 2 대 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마지막 맞대결도 2 대 0으로 승리했다. 특히 조영욱은 수원과 최근 3번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천적임을 증명했다.
경기 전 서울 안익수 감독은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그냥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성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 매치라 동기 부여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평소처럼 할 것을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무장한 수원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전반 27분 만에 오현규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4분 뒤 안병준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마음이 급해진 서울은 후반 11분 나상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빠졌다. 7분 뒤엔 결국 오현규에게 멀티 골을 헌납했다. 경기 종료 직전 일류첸코가 한 골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후 안 감독은 "면목이 없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리 서포터와 상대 서포터만 살아 있는 듯했다"며 "저희 (선수는) 죽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안 감독은 "준비과정에서 상대성에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같은 부분 개선되지 않으면 이런 부침을 계속 가져갈 것이고 더 높은 곳에서 경쟁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밀하게 경기를 분석하겠다"며 다음 경기에서 만회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