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얼마 전 끝난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실드(UFS)'를 맹비난하며 자신들의 '전쟁억제력'이 가장 믿음직한 전쟁 방지 수단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서도 UFS를 비난해 오긴 했는데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대표하는 관영매체가 그렇게 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북한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동서고금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광란적인 미국남조선(남한) 합동군사연습(연합훈련)은 조선정전협정(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부터 오늘까지 근 70년동안 멈춤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조선반도(한반도)에서처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합동군사연습은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정전협정 체결 뒤부터 시행됐던 한미연합훈련 역사를 나열하면서 1954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합훈련이 공개된 것만 해도 1만 8천번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합훈련뿐만 아니라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전략자산 배치 등도 거론하면서 이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쿼드'와 '오커스' 등을 거론하며 한국, 일본, 호주 등과의 연합훈련을 정례화에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는 '환태평양 포위망'을 형성하려는 '흉심'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신은 연합훈련의 규모와 횟수가 확대될 경우 "남조선은 미국의 대중국, 대로씨야(러시아)전략실현의 교두보로 될것이다"며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조선반도에서 일단 전쟁이 터지면 그것은 쉽사리 세계대전으로, 세계가 일찍이 알지 못한 열핵전쟁으로 확대되게 되여있으며 이것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파국적인 후과를 미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은 "이러한 정세전망에 비추어볼 때 우리의 전쟁억제력이야말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유일하고 가장 믿음직한 수단으로 된다"며 끝나는데, '전쟁억제력'이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면서 대외적으로 밝히는 명분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이를 통해 북한 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이 '북침 전쟁연습'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핵무기 보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회의 보고서를 인용하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대표하는 관영매체가 나서 UFS를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