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이하 WCC) 11차 카를스루에총회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표들이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WCC에 정식 회원교회로 가입할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정교회와 WCC 회원교회인 러시아 정교회에 속한 정교회로 나뉘었다. 교회 수로는 7천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WCC11차 카를스루에총회에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표들이 초청된 것.
우크라이나 정교회 체르니히비 대주교와 니즈친의 예브스트라티 대주교(H.E. Archbishop Yevstratiy of Chernihiv and Nizhiyn)는 현지시각 1일 주제별 전체회의에서 "3세기 이상 동안 러시아 제국과 소련은 우크라이나인의 독특함을 지우려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자유와 독립된 미래를 위해 성공적으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브스트라티 대주교는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에큐메니칼 단체들이 확고한 입장을 취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예브스트라티 대주교는 "아무도 침략을 축복할 권리가 없고, 전쟁 범죄와 집단 학살을 정당화할 권리도 없다"며,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완전 독립해 정식으로 WCC의 회원교회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WCC총회 전체회의 석상에서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완전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 정교회 관계자들이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WCC 11차 총회 개막일 연설에서 전쟁에 침묵하는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러시아 정교회 측이 반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대로 참석한 박도웅 목사는 "총회 현장에서 러시아 정교회가 WCC를 탈퇴할 수 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교회 연합과 일치 못지않게 정의와 평화의 순레를 강조해 온 WC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불협화음에 대화를 통한 조율만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안 사우카 WCC 총무대행은 지난 달 31일 총회 개막일 기자회견에서 "WCC는 회원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도록 도전하고 참여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WCC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사이에서 '중립'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정작 유럽교회들은 반(反) 러시아 정서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교회협의회 요르겐 스코우(Dr Jørgen Skov Sørensen)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의 관심사"라며, "오래전 유럽 대륙의 전쟁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2월에 유럽교회들이 긴급 총회를 열고 유럽을 휩쓴 두려움과 불확실성, 충격을 수용하기 위해 밤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총대로 참석한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두 번 째 전체회의의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으로 정해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평화와 화해를 열망하는 유럽교회들의 소망이 오롯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