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준비' 이재명, 檢소환 응할까…내일 '검찰총장 청문회' 주목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400-1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통화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가운데, 출석 여부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출석·불출석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이 갈리는 만큼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소환조사 하루 전,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여야의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의견 분분…"사법리스크 돌파" vs "'유죄 프레임'에 말려들 우려"




이 대표는 2일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먼지털이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갖고 꼬투리 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검찰을 직격했다. 전날까지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날 검찰 수사를 작심하고 '정치보복'이라 못 박은 것이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 측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오는 6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다. 이 대표가 얽힌 사건은 중앙지검의 대장동 관련 발언 1건,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백현동 관련 발언 2건으로 총 3건이다.

중앙지검 사건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당시 김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시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가 이 대표가 2015년 11월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올 때 김 처장이 수행을 맡았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고발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사건 중 하나는 지난해 10월 이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식품연구원 이전부지의 용도변경 경위에 대해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발언 관련이다. 이와 함께 같은날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배임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도 고발됐다.

다만 이 대표가 6일 출석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당 양부남 법률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박성준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불출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상반된 발언을 했다.

출석해야 한다는 쪽은, 이 대표가 검찰이 제기하는 혐의를 정면 돌파로 소명한 뒤 오해를 씻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혹시 모를 재판부의 판단을 고려해 이 대표의 입장을 최대한 피력해두는 게 양형에 유리할 수 있다는 법률적 의견도 있다.

동시에 이 대표가 그동안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관해 소환통보 사실을 적극 공개해왔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적극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대선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내용이기 때문에 오히려 의연하게 조사에 응하는 게 긍정적일 수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기소가 이뤄진다고 할 때 계속 소환을 거부한다면 법률적 리스크가 너무 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황진환 기자

반면 불출석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검찰의 프레임에 말릴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안이 심각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이미 민주당에서 검찰 수사를 '정치공세'로 규정했는데 굳이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 정치적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피의자 이재명' 이미지가 부각될 경우 여당의 정치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포함됐다.

불출석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 민주당 의원은 "일단 포토라인에 서는 순간 정치인은 어느 정도 유죄 이미지를 받는다고 봐야한다"며 "당 대표 취임 초기인데 피의자처럼 보여지는 순간 당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가 이미 서면조사를 통해 일정 부분 소명했기 때문에 양형에 큰 부담이 없다는 점도 불출석 주장에 무게를 싣는 점이다. 앞서 민주당 측은 3건의 사건 중 2건에 대해서는 서면조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건을 두고 협의하다가 소환통보를 받았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해당 사건들 관련 이 대표의 발언이 모두 영상으로 남아있는 만큼 출석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소환 전날' 검찰총장 청문회 화력 집중할 듯…여야 대치 '격화'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 류영주 기자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며 전선을 펼친 이상 여야는 이 대표 소환 전날인 5일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최대 격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검찰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주가조작, 사적채용,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취임식 초청 문제 등 (김건희 여사의) 살아있는 권력에는 철저히 눈 감고 정치보복에만 혈안 된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김 여사의 시간을 이 대표의 시간으로 바꿔치기하는 것"이라며 "정권 연장의 제일 걸림돌이 될 야당 대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려는 시도다"라고 반발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는 당선 무효가 될 정도로 엄한 사항"이라며 "이를 말꼬투리 잡는다는 식의 표현은 민주주의에 대한 폄훼이며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소환조사는 이 대표를 비롯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거쳐야 할 정상적인 수사 절차"라며 "이 대표는 더 이상 정치적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범죄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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