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공만"…내부 감찰 '불만' 고조되는 대통령실

용산 대통령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내부 감찰에서 정치권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늘공'(늘 공무원) 직원들은 결과적으로 감찰 칼날을 피해가는 듯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약한 고리만 표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취임 100일을 계기로 시작된 인적쇄신 작업을 통해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미 20명 안팎의 직원들이 자리를 떠났다. 비서관급 이하 행정관‧행정요원들이 내부 감찰이 시작된 이후 먼저 사의를 표한 경우도 빈번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시민사회수석실과 정무수석실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쇄신 논란 이전부터 문서유출 의혹 등으로 감찰을 받았던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비서관급 인사는 면직됐고, 인사개입 의혹으로 또 다른 비서관도 사표를 냈다.
 
전체 인원의 30% 가량 물갈이가 진행된 정무수석실의 경우, 비서관급에선 지난 29일 홍지만 전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전 정무2비서관이 사퇴했다. 이밖에도 먼저 사표를 내고 대통령실을 떠난 행정관‧행정요원들이 6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론 '업무 기술서'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능력 평가와 헌신 등을 따져 중간 점검에 나섰다고 하지만, 내부에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라인 '솎아내기 일환'이라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문제는 내부 감찰을 통해 결과적으로 물갈이된 인사들 대부분이 '어공' 출신들이라는 점이다. 이번 감찰에서 도마에 오른 시민사회수석실과 정무수석실은 업무 특성상 여의도 정치권 출신 어공들이 집중적으로 포진돼 있었다는 점도 '표적 감찰'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늘공은 대체로 정책 관련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의 소지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일부 일탈 행위는 있지만 어공들은 당과 정부를 오가며 공동으로 논의하는 일을 많이 하는데 지금은 너무 타깃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어공 중에서도 비서관급 이하 인사들만 줄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신설‧홍보수석비서관 교체로 소폭 개편을 단행했다. 당초 비서실장을 포함한 수석비서관급 인사들을 대거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는 홍보수석 교체 1명에 그친 셈이다.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권 초반 수많은 실책들에 대한 책임은 이유를 막론하고 수석들에게 있다"며 "지금 인적 쇄신은 엉뚱하게 하위직들만 '학살'을 당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 출신들이 대통령실 인사 관련 부서에 대거 포진된 가운데 '인사 라인'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18개 부처 중 교육부‧보건복지부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장관 후보들에 대한 '부실 검증' 관련 문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이명박 정권 등에서는 정무직과 공공기관, 공기업 등 인사 검증을 위해 100여명 이상에 대한 개별 면접을 진행했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청와대에서 인사 업무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사라는 것은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서류만 보고 검증을 하니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인사인데 전혀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사 고과와 업무 평가 등이 데이터베이스로 정량화된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와 정무직 인사는 평가 방식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정무직 인사 경험이 부족한 검찰 출신들이 서류 평가에 방점을 두면서 실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감찰로 내부 재정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감찰은 형평을 고려하며 진행해야 한다"며 "박순애, 김승희 전 후보자 낙마 사태만으로도 이미 문책을 당했어야 할 인사 라인이 이번에도 피해가면 감찰 결과에 승복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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