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1일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새 후보지로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선정하자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과 마포구가 이를 철회하라며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 '신규 자원회수시설 전면 백지화 촉구' 성명을 내고 서울시의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 결정에 대한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는 2005년부터 750톤 용량의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해오며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폐기물 처리 대책 없이 마포구에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마포구 주민들에게만 더 큰 희생을 강요하는 동시에 지역 형평성에도 크게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7일 서울시에 '자원회수시설 설치관련 협약(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당시, 기존 자원회수시설이 있는 자치구는 입지선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서울시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한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민 전체의 복리증진을 위해 오랜 기간 고통과 불편을 감내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고통을 추가하는 이러한 결정은 37만 마포구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입지 선정 결정 철회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포구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과 관련, 자체적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향후 민관 합동으로 주민협의체도 구성·운영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마포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서울시의회 정진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마포3)과 김덕기 시의원(마포4)은 마포구의원들과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 쓰레기 소각장 마포구 건립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서울시에 엄중 대응을 시사했다.
이들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37만 마포구민과 더불어민주당 마포구 시·구의원 일동은 △지역주민 무시하는 광역 쓰레기소각장 마포구 건립계획 즉각 철회 △광역 쓰레기소각장 부지 선정 관련 졸속·밀실 결정 사과 △신규 광역 쓰레기소각장 건립계획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그동안 상암DMC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DMC랜드마크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쓰레기소각장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주장에 마포주민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천만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기억할 것이다. 혐오시설도 선호시설도, 기피시설도 복지시설도 균형적인 지역안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번 광역쓰레기소각장 부지 발표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과 지역의원들과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에게는 언론발표 당일 사실을 통보했다"며 "서울시장이 지역을 차별하고, 정당을 가려 지역의 중요한 사업을 결정하는 오만함에 대해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새 광역자원회수시설을 마포구에 짓기로 한 서울시의 결정에 지역사회 반발이 일자 오세훈 시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구 주민 여러분께 이해와 도움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서울시의 새로운 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선정한 후 마포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반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인천시의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 금지 예고, 환경부의 2026년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국가 차원의 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와 경기 및 인천에서도 자원회수시설 신·증설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자원회수 시설 건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우려하는 점을 확실히 막아내겠다. 배출가스를 법적 기준의 10배 수준으로 강력히 통제하고, 악취와 매연 방지 대책도 세웠다"며 "주변을 수변 공간과 어우러진 마포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 전체의 공익을 위한 필수 사업인 만큼 이해를 거듭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2026년까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옆에 새 시설을 지은 뒤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하기로 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부지를 이날 발표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마포 상암동 부지 인근 주민들에게 약 1천억원 규모로 수영장, 놀이공간 등 주민의견을 반영한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고 연간 약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주민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나 '로스킬레' 소각장처럼 지하화 한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 암벽장 등과 같은 관광자원을 더하고 세련된 건축 디자인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당초 전문 용역기관을 통해 서울 전역(6만여개소)을 조사하고 최소부지면적(1만5천㎡)을 충족하는 후보지 중 심의를 거쳐 기존 양천‧노원‧강남‧마포 4개 시설에 더해 한 곳을 선정해 추가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시설이 있는 마포구 상암동에 규모를 늘려 다시 짓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에 신규 건립되는 소각장의 처리 용량은 1천t이다. 같은 부지의 기존 소각장 용량 750t과 비교하면 250t이 늘어난다. 2026년까지 1천t 규모의 소각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번 계획만으로는 처리 용량이 여전히 750t 부족한 상황이다.
시는 다른 지역의 기존 자원회수시설을 현대화해 처리 용량을 늘리겠다는 방안이지만 처리용량을 늘리면 유해 물질이 과도하게 배출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현대화 하면 가동연한이 10년 가량 더 늘어날 수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편익시설 설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자치구나 주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양천구 등은 자원회수시설이 주민 혐오시설이자 지역 개발을 가로막는 시설이라며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수용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오 시장은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은 현재 마포시설을 지하화해서 최신의 고도 환경청정기술과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안전하고 깨끗한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므로 후보지 인근 주민분들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