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바이오株 보유하고 "바이오 한류시대" 발표

'백신 생산' SK바사 외에 바디텍메드 등 4종 보유중
매각한 SK바사는 인수위 사회분과위원 임명 즈음 매입
인수위원으로 '바이오·헬스 분야 육성' 국정과제 발표
"정보 활용한 투자 아니"라지만 이해충돌 논란 이어질듯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21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주식이 논란이다. 질병청과 업무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백신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소유했다가, 일부를 청장에 취임한 지난 5월에 팔았다.

이 때문에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고 질병청은 "질병청과 계약 내역이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주식은 이미 처분한 상태"라며 나머지 종목들에 대해서도 직무 관련성 여부에 대한 심사를 인사혁신처에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백 청장은 법적인 부분에서는 나름 기존에 다른 고위직 공무원이 하던 방식을 따르고 있다. 불법적인 부분이 없다는 게 백 청장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도덕성의 문제로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백 청장이 취임 직전 매각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30주)는 매입 시점이 공교롭다. 질병청은 주식 매입 시점은 3월인데 같은 달 17일 백 청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됐다. 인수위원 임명 전후에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사회분과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바이오 분야 전반적인 내용이 비중있게 다뤄질 수밖에 없었다.
 
국산 1호 백신을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 뿐 아니라 SK바이오팜(25주), 바디텍메드(166주), 신테카바이오(3332주), 알테오젠(42주)도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백 청장은 지난 4월 25일 인수위 사회분과를 대표해 '바이오·헬스 한류시대'를 목표로 한 국정과제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백 청장은 △병원, 기업, 관련 부처가 협업하는 '제약 바이오 혁신위원회' 신설 △신약 개발 지원을 위한 메가펀드 조성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 샌드박스 운영 등을 통해 바이오헬스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국정 청사진을 설명했다.
 
백 청장은 이날 자신이 주식을 보유 중이던 SK바이오사이언스에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방문해 '보건 안보' 관점에서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에 대한 전향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말한 사실도 소개했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백경란 청장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매각하지 않은 △SK바이오팜은 신경질환 등 신약개발 △알테오젠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의료장비 제조.개발업체인 바디텍메드는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 때문에 30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뉴스를 통해 처음 접한 내용"이라며 "(인사혁신처가)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인수위는 디지털 바이오 육성도 국정과제로 내세웠는데 이는 백 청장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 중인 신테카바이오의 사업 영역과도 상당부분 겹친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유전체 정밀 의료 서비스 제공을 핵심 사업으로 하고 있다.
 
백 청장은 지난 정부에서 백신 관련 국가 자문회의에 수십 차례 참여하기도 했다.
 
인수위원이나 자문위원은 중요한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 매입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질병청에 백신 도입관련 자문위원단 명단을 요구하자 질병청은 "개별 제약사와 체결한 비밀유지협약 등에 따라 논의 내용의 비밀유지 등을 위해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신했다. 신 의원은 많은 정보가 자문위에서 공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백 청장은 보유 중인 주식이 직무연관성에 높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겸허히 받아들인다. 주식 취득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