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원복' 논란 속 넉달 만에 사개특위 가동…실효성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가운데 정성호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후속 입법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첫 발을 뗐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행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다시 확대하는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에 나서면서, 향후 특위가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개특위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정성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국민의힘 정점식·민주당 송기헌 의원을 각각 간사로 선임했다. 지난 5월 3일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19일 만에 열린 첫 특위 회의였다.
 
이날 첫 회의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사개특위는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검수완박 입법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구성된 것"이라며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유례 없는 입법 폭거 과정에서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칙도 위반했기에 효력 여부도 논란"이라고 기싸움을 시작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시행령들이 지난번 (국회에서) 통과시킨 형사사법의 골간을 흔들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여야 대치가 첨예한 상황에서 특위가 순항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위원장은 "지금처럼 여야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수사기관 간에 입장 차이가 큰 상황에서 타협점을 도출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면서 "그럼에도 당리당략과 정치적 대립은 접어두고 국민과 민생을 우선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하면 합리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검수완박 입법 당시 여야 간 극심한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제안한 것이다. 검찰의 수사 범위를 '2대 범죄'로 축소하고, 사개특위에서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논의한 뒤 검찰의 수사·기소를 완전히 분리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시행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다시 확대하는 '검수원복'에 나서면서 여야 갈등이 커진 상황이다.
 
이날 구성된 사개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2명의 위원으로 여·야 동수로 구성됐다. 활동 기간은 2023년 1월 31일까지다. 위원 명단은 국민의힘 정점식(간사), 박형수, 서범수, 유상범, 전주혜, 조수진 의원, 민주당 정성호(위원장), 송기헌(간사), 김승원, 박범계, 박주민, 임호선 등 각 6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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