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3년 예산안'에서 정부는 병사 월급을 장병 기준 올해 82만 원에서 내년 13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내년 국방 분야 지출은 57조 1천억 원으로 올해 54조 6천억 원(본예산 기준)보다 2조 5천억 원, 4.6% 늘어나는데 그중 1조 원을 병사 월급 인상에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병장 월급은 올해 82만 원도 아니고 내년에 130만 원으로 오르는 것도 아니다.
올해 사병 봉급은 이병 51만 원, 일병 55만 원, 상병 61만 원, 병장 68만 원인데 정부는 내년에 이를 각각 60만 원, 68만 원, 80만 원, 100만 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병장 월급이 올해 82만 원, 내년 130만 원이라고 한 까닭은 실제 병사 월급에 '사회진출지원금'이라는 걸 얹었기 때문이다.
사회진출지원금은 장병 자산 형성 프로그램인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 만기 원리금의 일정 비율을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는 돈을 말한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올해부터 시행됐으며 사회진출지원금 지원 비율은 만기 원리금의 1/3이다.
전 금융기관 합산 월 40만 한도로 복무 기간 18개월 내내 불입하면 만기 시 사회진출지원금은 250만 원 정도인데 이를 월액으로 환산하면 14만 원꼴이다.
사회진출지원금 아이디어, 묘수일까? 꼼수일까?
정부가 이를 공식 월급 68만 원에 더해 올해 장병 월급을 82만 원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년부터 사회진출지원금 지원 비율을 높여 최고액을 월 30만 원꼴로 올리기로 했다.
결국, 내년부터 병사 월급이 30만 원 추가 인상돼 병장 월급이 130만 원까지 오르는 셈이라는 게 정부 주장이다.
정부는 병장 기준 월급을 2024년 125만 원, 2025년 150만 원으로 올리고 사회진출지원금 지원 최고액도 각각 월 40만 원과 55만 원꼴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25년 병장 월급은 사실상 200만 원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의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준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 주장은 모든 병사가 장병내일준비적금을 들고 하나같이 월 한도를 꽉 채워 복무 기간 중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불입하는 경우만 타당성을 갖는다.
게다가 사회진출지원금은 매달 수령할 수 있는 돈이 아니며 전역 시 원리금과 함께 지급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지키겠다며 정부가 쥐어짜낸 사회진출지원금 아이디어가 묘수로 평가될지, 꼼수로 비난받을지 국민과 군 장병들 반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