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권씨 회합하던 봉화 청암정, 보물 된다

봉화 청암정 근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봉화 청암정(靑巖亭)과 영주 부석사 안양루(安養樓)와 범종각(梵鐘閣) 등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봉화 청암정은 안동 권씨 충재종택 경내에 위치한 정자다. 인근에 위치한 석천계곡의 석천정(石泉亭) 등과 함께 명승으로 지정돼 있다. '청암정기'(靑巖亭記·1682), '선생수서목편식'(先生手書木片識·1724) 등 역사문헌에 1526년 충재권벌이 살림집 서쪽에 세운 사실이 기록돼 있다.

16세기 사대부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개인 거처를 집 주변이나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곳에 정자 형태로 짓는 방식을 가거(家居)라 일컬었다. 봉화 청암정은 사대부 주거문화를 선도한 대표적 사례다. 안동 권씨 가문이 회합의 장소로도 사용했다.

문화재청은 "봉화 청암정은 경상도 일원에 분포하는 '丁'자형 평면을 가진 정자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됐다. 또한 창문을 비롯한 주요 구조는 17세기 이전의 특징을 지녀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영주 부석사 안양루 전경. 문화재청 제공

영주 부석사 안양루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석사 내에 자리한 문루다. 국보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위치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다포계 팔작지붕 형식을 가진, 16세기 사찰 문루 건축의 대표적 사례다. 기존에 있던 단층건물 '강운각(羌雲閣)'이라는 1555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1576년 그 자리에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양루는 △사찰의 진입 축(軸)을 꺾어 무량수전 영역에 진입하도록 배치한 점 △누마루 아래로 진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 △공포와 대들보의 구성 등에 조선 중기 또는 그보다 이전에 사용된 오래된 기법이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영주 부석사 범종각 전경. 문화재청 제공

영주 부석사 범종각은 영자 부석사 내에 지라한, 18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종각 건축이다. '부석사 종각 종수기'(1746)에 따르면, 1746년 화재로 소실돼 이듬해 중건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문화재청은 "범종각의 경우, 종각이 사찰의 진입 중심축에 위치하고, 아래층 가운데 칸을 지나 계단을 거쳐 안양루로 통하는 형식이다. 또 지붕 내부에 범종각 재건 당시의 단청이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물로 지정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된 봉화 청암정 등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