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여정을 마치고 리그로 복귀한다.
전북은 25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 2022 ACL 준결승에서 연장전 2 대 2에 이은 승부차기 끝에 1 대 3으로 졌다. 6년 만에 ACL 우승 탈환을 꿈꿨던 전북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힘겨운 토너먼트 여정이었다. 외국인 공격수 1명은 영입에 실패했고 팀의 플레이 메이커 쿠니모토는 음주 운전으로 하차했다. 전력 공백 속에서 전북은 대구FC와 16강에서 맞붙었다. 전북은 연장전 끝에 대구에 2 대 1로 이겨 8강으로 향했다.
ACL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K리그 팀이 된 전북은 비셀 고베(일본)와 8강 한일전으로 격돌했다. 후반전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무너질 듯했지만 바로우의 동점골로 재차 연장으로 돌입했다. 결국 주포 구스타보는 연장 전반 결정적인 역전골로 전북에게 준결승 티켓을 안겼다. 문선민도 경기 종료 직전 쐐기포와 함께 '관제탑 세리머니'로 3 대 1 승리를 자축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전북은 준결승에서도 일본팀인 우라와 레즈를 상대했다. 우라와는 홈 팬들의 응원 속에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따냈다. 끌려가던 전북은 후반 백승호의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정규 시간 후반 종료 직전 우라와는 전북의 골대를 연거푸 두들겼지만 골키퍼 이범수의 눈부신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3경기 연속 연장전, 전북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순간 교체 투입된 한교원이 연장 후반 기적 같은 역전포를 터뜨렸다. 기쁨도 잠시, 전북은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경기 종료 직전 우라와에 2 대 2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전북은 연거푸 1번, 2번 키커가 실축했다. 골키퍼 이범수가 상대 3번 키커의 공을 막았지만 전북의 4번 키커 김진수의 공이 골대 오른쪽에 맞고 튕겨 나갔다. 반면 우라와는 4번 키커가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차기에서 1 대 3으로 진 전북은 ACL 여정을 마무리했다.
세 차례 연장전으로 사실상 한 경기를 더 뛴 셈이 된 전북은 3일을 쉬고 K리그1 경기에 나선다. 그 사이 선두 울산 현대(승점58)는 승점 9 차까지 달아났다. 체력 소모가 많았던 만큼 전북으로서는 중요한 갈림길이 될 복귀전이다.
상대는 2위 전북(승점49)을 바짝 추격 중인 포항 스틸러스(승점 44)다. 이번 시즌 전북과 포항은 1승 1패로 장군 멍군을 주고받았다. 지난 2019년 6월 이후 10경기에서 무승부가 없던 맞대결인 만큼 이번에도 한 팀만 웃을 가능성이 있다. 포항은 지난 20일 경기 후 충분한 휴식을 가졌다. 초반부터 화력을 퍼부어 전북의 체력 부담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ACL을 통해 선수들을 하나로 모은 성과를 얻었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아직 FA컵도 남아있다. 전북 10월 5일 울산과 FA컵 준결승을 치른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우라와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022 ACL 여정이 오늘로서 마무리됐지만 K리그와 전북의 자부심을 끝까지 지켜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일본에 와서 3경기를 120분 하면서 힘이 들수록 선수들이 더욱더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절대 기죽지 말고 앞으로 K리그와 FA컵에 최선을 다해 이겨냈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을 격려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