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가야 토기 생산 유적인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이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함안군 천제산 사면부에 분포해 있는 대단위 가야토기 생산지이다.
지난달 도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통해 고대 토기 생산과 유통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 가야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도 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천제산 일원은 남강과 접해 있어 토기 제작의 원료인 양질의 점토를 구하거나 생산된 토기를 외부로 운반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함안 지역 가야토기 생산유적 기초학술연구(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아라가야의 고도인 함안에는 가야시대 토기 가마터가 18곳이 있다.
이 중 천제산 일원에는 16곳이 밀집돼 있고, 이번에 지정 예고된 곳은 발굴조사가 이뤄진 2곳이다.
발굴조사는 국립김해박물관이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우거리 일원(토기가마터 Ⅳ)에서 처음 이뤄졌다. 2018년에는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우거리 산 일원(토기가마터 Ⅴ)에서 발굴 조사했다.
두 차례의 학술 발굴에서는 토기가마 4기와 실패한 토기를 폐기하던 구덩이 2곳이 확인됐다. 이곳에는 항아리와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손잡이 그릇, 기호가 새겨진 그릇 등 4세기 아라가야의 다양한 토기 조각들이 수 만점이나 출토됐다. 가락바퀴와 어망추 등 생활도구도 함께 발견됐다.
이를 통해 가야시대 토기가마의 구조는 물론 얼마나 높은 온도에서 그릇을 구웠는지, 또 어떤 종류의 그릇을 어떻게 놓고 구웠는지 등 1600년 전 가마의 조업 방식과 환경 등이 생생히 밝혀졌다.
또,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여기에서 생산된 다량의 토기들이 남강과 낙동강을 통해 창원과 부산, 대구 등 영남 각지로 유통됐다.
이어 일본의 대표적 스에키 생산유적인 오사카 쓰에무라 가마유적(陶邑 古窯址群)의 형성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역사·보존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경남도 정연보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도 문화재 지정 예고는 그동안 무덤, 성곽에 편중됐던 경향에서 벗어나 가야사 연구·정비의 대상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면서 "'가야역사문화권 정비사업'의 핵심 유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 우거리 토기가마군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 동안 지역 주민 의견 수렴과 검토를 거친 뒤 도 문화재위원회에서 도 기념물로 지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