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며 여당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에 나섰다. '조기 전당대회'와 '이준석 사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각종 논란이 일며 여권 내부가 다소 흔들리는 가운데 정기국회를 앞두고 결의를 다지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25일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 깜짝 등장했다. 그동안 국회의원 연찬회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 전략 마련과 친목 도모 등을 위해 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날은 윤 대통령과 함께 각 부처 장관 등 당‧정‧대가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 반쯤 연찬회 만찬 직전에 도착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큰 박수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신나게 선거운동을 했던 그 추운 날씨에 여러분과 함께 뛰었던 그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 간에 일치된 이런 당정 협력을 위해서 이 자리가 마련이 됐는데 참 감개 무량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과 행정부가 합쳐진 것을 정부라고 하는 것이니까 이 자리가 당정 간에 하나가 돼서 국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여당 의원들 전원을 이끌고 5‧18 광주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얼굴을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후 100여일이 지나는 동안 내각 인선과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 윤핵관 인사 논란 등으로 여권과 대통령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당‧정‧대가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맞붙었던 이재명 의원이 야당인 민주당을 이끌 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권은 다소 불안정한 상태라는 게 취약 요소로 꼽힌다. 윤리위 징계 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연일 장외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당권 주자들 간 신경전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최근엔 '윤핵관'으로 불리는 특정 인사가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강도 높은 감찰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9월 정기국회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과 단합을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연찬회에 참석했다는 분석이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달 말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곧 야당이 전열 재정비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정기국회가 시작된다"며 "정기국회 국감에서 대통령실을 향한 야권의 공세가 예상되는 터라 내부 단합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은 안도하기 이른 상황"이라며 "여당 의원들의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만찬에선 이 전 대표 사태나 전당대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며 "윤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서도 건배사 외에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여당이 단합하자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행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일일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 '윤핵관'이 아니란 이유로 소외감을 느끼는 의원들이 많다는 설이 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의원들이 대통령을 볼 기회가 없으니 이런 시간이 각별하다고 했다"고 했고, 한 국무위원은 "백여 명의 의원들이 대통령과 사진 찍으려고 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