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컵대회 4강행을 확정했다. 베테랑 박철우(37·200cm)와 차세대 에이스 김지한(23·194cm) 쌍포가 불을 뿜었다.
한국전력은 25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예선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3 대 1(27-25 24-26 25-19 25-21) 승리를 거뒀다.
2승 1패가 된 한국전력은 KB손보와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에서 앞서 4강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1.167로 1.00의 KB손보에 앞서 최소 A조 2위를 확보했다.
박철우가 양 팀 최다 19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김지한도 56%가 넘는 공격 성공률로 17점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신영석이 양 팀 최다 5블로킹에 12점, 서재덕도 11점으로 거들었다.
1세트 한국전력은 25 대 25 듀스에서 박철우가 퀵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신영석이 상대 한국민을 블로킹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박철우가 13 대 12에서 잇따라 오픈 공격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왔고, 서재덕의 블로킹으로 기세를 이은 끝에 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는 김지한이 16 대 18에서 퀵 오픈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드는 등 힘을 냈다. 이어 20 대 19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로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박철우는 "이겨서 좋고 지한이가 에이스로서 너무 잘 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재능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나를 뛰어넘어 분명히 더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평가전의 절반밖에 보여주지 않았는데 남은 경기에서 더 보여줄 것"이라면서 "대회 MVP를 꼭 받으라고 했는데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박철우는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한 세대를 풍미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서 밥 먹듯 우승을 맛봤던 박철우는 2019-2020시즌 뒤 한국전력으로 전격 이적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현역 생활의 화려한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선배의 극찬에 김지한도 "기분이 좋고 형들이 50%밖에 보여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더 나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화답했다. "레프트와 라이트 다 잘 한다"는 박철우의 말에 김지한은 "철우 형이 있으니 레프트에서 잘 하도록 하겠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한국전력 권영민 신임 감독도 "김지한은 공격도 괜찮고 높이도 있는데 비시즌에 자신감도 쌓였다"면서 "컵대회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전력이 다른 팀에 전혀 뒤쳐지지 않고 우승 경험 있는 선수가 많아 자신이 있다"면서 "시즌 때는 무조건 우승"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