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와 비장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작은 키가 고민인 일란성 쌍둥이 형제 '오합'과 '오체'의 이야기다.
키 커지기 위해 떠난 특별 수련에서 키가 아닌 마음이 성장한 형제의 모습을 통해 그 어떤 시련에도 공처럼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출은 김지원(극단 다빈나오 상임연출가), 극본은 정준, 작곡·음악감독은 강수빈이 맡았다. 김지원 연출은 20여 년간 장애예술인과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다. 2021년 국립극장 기획·초청 무장애 공연 '소리극 옥이'를 연출했다. 정준 작가는 창작뮤지컬 '경종수정실록', '경성특사' 등을 집필했다.
음악은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밴드(첼로‧플루트‧기타‧베이스‧드럼‧신시사이저 편성)의 경쾌한 연주와 함께 공 튕기는 소리, 골대 흔들리는 소리 등 악기로 표현한 효과음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배우가 출렁, 통통통, 비틀, 풍덩, 훌렁 등 의성어‧의태어를 음성으로 들려준다.
주인공 '합'과 '체' 역은 뮤지컬 배우 이성민과 박정혁이 각각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정반대 성격의 쌍둥이를 익살스럽게 연기하며 조화로운 호흡을 보여준다. 라준‧정다희‧김혜정 등도 출연한다.
수어 통역은 그림자처럼 배우와 함께 움직인다. 수어뿐 아니라 안무, 표정 연기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안무 역시 '우주의 순리', '계도사' 등 핵심 단어의 수어를 활용한다.
장애인 당사자성을 반영하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농인 당사자가 수어 대본을 번역하고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 역할은 저신장 배우 김범진이 연기한다.
장애인 관객의 관람 접근성도 향상시켰다. 9월 17일에는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터치 투어(Touch Tour)를 진행한다. 오후 1시 30분부터 30분간 무대에 올라 음성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무대‧소품 등을 직접 만지고 느껴볼 수 있다.
공연 예매 단계에서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 자막이 들어간 공연소개 영상과 예매 방법 안내 영상을 제공한다.
관람 당일에는 휠체어 이용객을 위한 보조 휠체어 서비스를 기존과 동일하게 마련한다. 사전 예약을 통해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동대입구역에서 국립극장까지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