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0%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날까지 일곱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1년 사이 2.0%포인트나 올랐다. 잇따른 회의에서 4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통위가 또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배경으론 무엇보다도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꼽힌다.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6.3%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수입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강달러 흐름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금융위기 이후 13년 4개월 만에 1340원선을 돌파해 치솟았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원화 약세 현상이 짙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추가 인상 조치는 환율 방어 성격도 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금리인상폭이 전달의 절반 수준인 0.25%포인트로 줄어든 배경에는 물가상승 속도가 전에 비해선 완만해지고 있다는 진단과 경기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6%를 넘어선 물가상승률이 높긴 하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로 상승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번 달 들어 0.4%포인트(전월 대비) 내린 4.3%로, 8개월 만에 처음 하락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제시했다. 지난 5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4.5%)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같은 물가전망은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6%로 하향 조정됐다.